(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삼성전자가 자회사를 통해 투자한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은행(SVB)에 1억달러, 한화로 1천300억원 정도를 예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정문. 2023.3.12 taejong75@yna.co.kr

14일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버빗(Verbit)은 SVB에 약 1억 달러의 잔고를 보유했다.

SVB의 주가 폭락에 버빗 내부에서는 자금을 인출해 이스라엘 은행 계좌로 반환하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톰 라이븐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븐 CEO는 SVB가 자체적으로 상환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미국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정부도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관계 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기 때문에 일단 버빗을 비롯한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한숨은 돌리게 됐다.

버빗은 지난 2021년 2억5천만달러(약 3천억원) 규모의 시리즈 E 라운드에서 삼성넥스트를 비롯해 미국 사파이어벤처스, 레바논 모어 캐피털, 싱가포르 TCP 등의 투자를 받았다. 삼성넥스트는 기존에도 버빗의 시리즈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버빗은 2017년 설립된 AI 트랜스크립션·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스라엘의 대표 유니콘이다. 창립자인 톰 라이븐은 '이스라엘의 일론 머스크'라고 불리기도 한다.

2021년에는 미국의 최대 자막 제작사인 비탁 코퍼레이션을 5천만 달러에 인수해 기술력을 확장했다. 같은 해 시리즈 D에서 평가받은 기업 가치는 1조2천억원, 시리즈 E에서는 2조원 이상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빗은 이를 바탕으로 추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서비스가 버빗의 대표 사업이다. 자막 없는 영상에 실시간으로 자막을 만들고 이를 번역해 외국어로 제공도 가능하다.

한편, 삼성넥스트의 투자를 받은 다른 스타트업들도 SVB와 '선 긋기'를 하는 모습이다.

대체불가토큰(NFT) 스타트업인 유가랩스(Yuga Labs)는 "일부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사업에는 영향이 없는 정도"라고 밝혔으며, 가상화폐 스타트업인 알케미(Alchemy) 역시 "SVB에 어떠한 익스포저도 없으며 예치도 하지 않았다"고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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