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이사 후보에 오른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KT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최근 KT가 정관 변경을 요구하는 네덜란드 연금자산투자회사 APG인베스트먼트(이하 APG)의 주주제안을 일부 수용했다.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에 적극 동참하면서 KT가 진행중인 지배구조 개편의 첫 행보로 의미를 가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APG가 제안한 ▲정기 주총에서 매년 자사주 보유 목적, 소각 및 처분 계획을 보고할 의무 신설 ▲자사주를 통해 다른 회사의 주식을 상호 보유 형태로 취득할 경우 주총 승인 의무 신설 등 안건을 받아들였다.

최근 주주행동주의에 힘이 실리며 주주제안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지만, 자사주 처분 계획 등을 주총에서 승인받도록 하는 것은 국내 대기업의 경우 거의 유례가 없었다.

특히, 자사주를 활용한 상호주 취득 시 주주 승인을 얻는 조항은 상호주 교환에 대한 견제권을 부여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PG 측의 제안 소식이 알려진 이후 업계에서는 KT가 이를 거절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KT는 오는 3월 개최되는 주총에 제안 안건을 올리기로 하고 이 같은 내용을 전격 수용했다.

기업들이 자사주를 상호주 취득에 활용해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APG 측도 KT의 결정에 "자사주 보고 및 상호주 취득에 관한 주총 승인을 정관에 반영하기로 한 것은 매우 전향적인 결정"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최근 업계에서는 KT 대표이사(CEO) 교체에 따라 과거 이어져 온 주주친화정책이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다.

앞서 KT는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별도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하는 배당정책을 펼치며 주주환원책을 강화했다.

지난 2월에는 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 중 1천억원을 소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구 대표의 연임이 무산되면서 과거 주주환원책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 KT는 윤경림 대표이사 후보자의 요청으로 '지배구조개선TF'를 구성하고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과 ESG 경영을 위한 지배구조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차기 대표로 내정된 윤경림 후보자도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정부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자사주와 관련한 주주제안과 권고 안건을 수용한 것은 매우 전향적인 결정"이라며 "지배구조 개편의 한 축인 주주친화 의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KT 측은 "향후 이사회 차원의 주주 소통 강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주주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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