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이 훨씬 많아…위탁 포함 SVB 총 익스포저 1억달러
美 지역은행들 총투자액 3억달러 상회 예상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미국 지역은행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예상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SVB 사태 이후 국민연금의 주식 익스포저는 직접 보유분에 대한 것만 알려졌으나 간접 보유분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험노출액은 4천억원을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SVB에 대한 주식·채권 익스포저가 1천389억원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국회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SVB 주식을 1천218억원어치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13F 보고서에는 작년 12월 말 기준 SVB 지분 가치가 2천300만달러(약 294억원)로 기록됐다. 13F 공시에는 기관투자자의 직접 투자 규모만 담긴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출자한 액티브형 위탁운용사의 보유분이 7천300만달러(약 923억원)에 달해 SVB에 대한 총주식 익스포저는 1천218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알려진 바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위탁사를 통해 보유한 채권도 171억원어치 더해져 국민연금의 SVB 익스포저는 1천400억원에 육박했다. 달러-원 환율 1,267원 기준이다.

이처럼 간접 투자분까지 고려하면 최근 부실 논란에 휩싸인 미국 지역은행에 대해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 익스포저는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는 SVB처럼 미실현 증권손실에 대한 익스포저가 크거나 총 자기자본 대비 기타포괄손익누계액(AOCI)의 비율이 높은 지역은행이 경계 대상이다. 10개 안팎의 은행이 특히 요주의 기관으로 거론되는데 국민연금도 이 중 퍼스트리퍼블릭뱅크, 키코프, 피프스서드방코프, 앨라이파이낸셜 등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13F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이들 4개 은행의 지분 가치는 약 1억달러다. 피프스서드방코프가 3천466만달러, 퍼스트리퍼블릭이 3천76만달러, 키코프가 2천924만달러, 앨리파이낸셜은 452만달러로 파악됐다.

이는 국민연금의 직접운용 규모만 집계한 것으로 간접 투자분까지 더하면 익스포저는 훨씬 커진다.

국민연금이 작년 8월 공시한 2021년 말 기준 해외주식 종목별 투자내역을 보면 퍼스트리퍼블릭의 경우 지분 가치는 2천795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직접 투자액은 13F 공시 기준 5천380만달러(640억원·환율 1,188원 기준)였다. SVB와 마찬가지로 총투자액은 직접투자액의 4배를 웃돌 정도로 커진 것이다.

다른 은행들도 SVB나 퍼스트리퍼블릭 정도는 아니지만 국민연금의 총투자액이 직접투자액을 상회했다. 2021년 말 기준 피프스서드는 직접투자액 4천563만달러(542억원), 총투자액은 722억원이었고 키코프도 직접투자액은 3천790만달러(450억원), 총투자액은 562억원이었다. 앨라이파이낸셜도 총투자액이 772억원으로 직접투자액의 2배에 달했다.

작년 12월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내역이 공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년도 직간접 투자비율을 고려할 때 미국 지역은행들에 대한 총투자액은 직접투자액의 2~3배에 사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토대로 보면 SVB를 포함한 미국 지역은행들에 대한 국민연금의 총주식 익스포저는 3~4억달러 사이일 것으로 추정된다. 원화로 치면 4천억원이 넘는 규모다.

국민연금이 올해 1분기 이들 지역은행의 지분을 정리하지 않았다면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파산한 SVB는 물론이고 퍼스트리퍼블릭 또한 뱅크런 우려 속에 지난 13일 하루에만 주가가 62% 폭락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자산 중 40%를 직접운용, 60%는 위탁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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