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2대 은행…자산 규모 파산한 SVB의 두 배
ECB 당국자, 유럽 은행에 CS 익스포저 질의

 

(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유럽 은행주들이 스위스에서 두번째로 큰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의 주가 폭락에 흔들리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CS 지점에 회사 로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에서 시작된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유럽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CS의 주가는 유럽 시장에서 25% 이상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SG)과 BNP파리바의 주가가 모두 10% 이상 하락했고, 독일 도이체방크의 주가도 8% 이상 밀렸다.

ABN암로의 주스트 보몬트 은행 리서치 대표는 CS의 채권 가격과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이 "이 은행이 구제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CS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이는 전체 섹터에 충격파를 줄 것"이라며, "설상가상으로 미국과 유럽 모두 은행 문제를 가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CS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소식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이후 나와 은행권 전반의 위기로 확산하고 있다.

CS의 채권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7년 만기 회사채 호가는 달러당 55센트까지 하락했다. 전날에는 72센트였으며 이달 초에는 90센트였다.

CS는 몇 년간 반복된 스캔들과 대규모 손실로 유럽 내에서 문제 은행으로 지목돼왔다.

CS의 지분을 9.9% 소유한 사우디국립은행(SNB)이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규제를 이유로 CS에 추가 투자를 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악셀 레만 CS 회장은 이날 한 콘퍼런스에서 은행의 자본과 대차대조표는 매우 강하다며 정부의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깃거리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해당 은행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은행은 앞서 회계 보고 과정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회사에 대한 신뢰를 크게 손상했다.

CS는 스위스에서 UBS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은행이며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에서 활발히 사업을 하는 글로벌 은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5천800억달러로, 지난주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의 두 배 이상 규모다.

CS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형 은행들의 건전성을 감독하기 위해 지정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으로 분류된 은행이다. 해당 기관으로 지정되면 자본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여야 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질서 있는 해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스위스중앙은행(SNB)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CS의 대차대조표 70%가량은 국외에 있으며, CS는 스위스 전체 역내 대출의 13%, 전체 역내 예금의 14%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CS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는 금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스위스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스위스 은행 부문의 자산은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500%에 달한다. 이는 미국의 거의 5배 수준이다.

CS의 미국 사업부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비롯한 기타 금융 당국의 감독을 받고 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 당국자들은 유럽 은행들의 CS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ECB 당국자들이 중앙은행이 감독하는 은행들을 접촉해 CS에 대한 금융 익스포저를 질의했다고 전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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