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D램 가격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더 이상 내리기 어려운 데다, 반도체 수요와 관련된 경기 선행지표도 회복되는 분위기다.

2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6)에 따르면 D램 주류 제품인 DDR4 8Gb 2666의 가격은 전일 기준 1.620달러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전월 대비 5.70%, 전년 대비로도 80.45% 급락했다. 최고점을 기록한 2021년 3월보다는 무려 275.81%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2018년 12월 이후 DDR4 8Gb 2666 가격(월봉)
연합인포맥스 자료 화면.

 


주류 제품의 가격 하락 배경에는 지속되는 수급 불일치가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현재 가격에서 최대 두 자릿수까지 가격이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 이상 추가로 내린다면 공급 원가에 가까운 수준이다.

반도체 기업들은 생산량을 줄여 추가적인 재고 증가나 가격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일본 키옥시아 등은 감산을 공식화한 상태다. 삼성전자까지도 올해 D램 기준 공급 비트그로스는 마이너스(-)로 전망되고 있어 반도체 공급량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수요가 제한된 가운데 공급을 줄이기 때문에 가격 하방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고정 거래 가격이 바닥에 근접한 상황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현물 가격은 소폭 반등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중 축소되는 투자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도입 후 발생하기 시작한 생산 비트그로스 제약을 고려하면 내년부터는 재고 수준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메모리 제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향후 경기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먼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요 수요처인 중국의 IT 기기 출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2월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18%로, 11월의 -36% 대비 반등했다.

대만 노트북 제조업자 개발 생산자(ODM)들의 2월 출하량도 전월 대비 3%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로 전월 -41%보다 양호해졌다.

또 한국 반도체 주식의 밸류에이션과 커플링 되는 미국 ISM 제조업 지수의 경우 올해 1월 47.40에서 지난달 47.70으로 반등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연초 시작된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와 지능형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지 메모리 업체에서도 촉각을 세우는 상황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챗GPT 등 유행을 타는 AI도 아직은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끌어내지는 못한다"면서도 "경쟁 상승으로 언제라도 투자가 단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와 가장 연관성이 큰 업황 지표인 중국의 IT 수요 증감률이 2월에 반등했다"며 "머지않아 중국 IT 수요의 추세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관련 지표에서 '반등'이 나오는 부분을 회복 시그널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고 부연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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