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이사보수 지급 한도를 2배 가까이 늘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칠성 등기임원으로 복귀하는 데 발맞춘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이사보수 지급 한도를 기존의 30억원에서 55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을 오는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롯데칠성은 또 이번 주총에 신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올린다.

신 회장은 2017년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2019년에도 재선임됐지만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계열사 임원 겸직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같은 해 12월 사임했다.

롯데칠성은 신 회장이 사임한 이듬해인 2020년 이사보수 한도를 50억원에서 45억원으로 낮췄다.

이후 2021년과 지난해에는 30억원까지 줄였다.

실제 지급한 보수 총액도 신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직하던 2019년에는 36억4천600만원(실지급률 72%)이었으나 신 회장이 빠진 2020년에는 13억9천800만원(31%), 2021년 16억4천900만원(54%), 지난해 17억4천만원(58%)으로 줄었다.

롯데칠성은 그러나 신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맞춰 다시 55억원으로 증액에 나섰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롯데칠성이 신 회장의 복귀에 맞춰 이사보수 한도를 늘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의 복귀와 함께 실제 지급한 보수 총액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롯데칠성은 올해도 이사 수를 지난해와 같이 9명으로 유지할 예정인데 이사보수 한도를 급격히 늘리는 것은 신 회장에게 지급되는 보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 회장은 롯데칠성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고액의 보수를 받아왔다.

2019년 16억9천400만원을 보수로 수령한 후 2020년 10억원, 2021년 11억3천3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12억5천만원을 받았다.

계열사에서 수령한 보수까지 포함하면 주요 그룹 총수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아왔다.

신 회장은 2021년 롯데지주와 7개 계열사에서 총 182억5천97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스톡옵션을 제외하면 재계 연봉 1위다.

지난해 상반기 역시 롯데지주와 6개 계열사에서 총 102억8천500만원을 받아 재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신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이사보수 한도 증액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는 "롯데칠성에서 신 회장은 최상위보수 수령자로, 차상위자와의 보수 격차는 2022년 2.03배, 2020년 1.89배, 2019년 3.17배다. 2021년에는 신 회장을 제외하고 5억원 이상 보수를 수령한 임직원이 없었기 때문에 차상위 보수를 5억원으로 가정하고 계산해도 최소 2.27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며 복수의 회사에서 보수를 받는 이사에게 대표이사의 2배 이상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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