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7개월 만에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1월 기준,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전달 대비 0.81% 올랐다. 아파트 실거래량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 해 7월부터 1천건을 밑돌던 서울 아파트 월간 실거래 건수가 2023년 1월에는 1천417건으로, 2월에는 2천301건으로 늘었다. 서울 아파트값 바닥론이 대두된 배경이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추세적 오름세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회복 국면과 달리 거래 시장에서 능동적 매수세가 추가로 형성되지 않고 있고 전반적인 구매력 회복도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가격순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실거래가격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매도호가도 오르면서 거래 희망 가격 격차가 커졌고 거래 관망세가 반복되는 양상이다. 계절수요와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영향이 한풀 꺾인 탓인지 최근 신고된 3월 아파트 실거래 건수 역시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최근 나타난 실거래가 지수 상승은 급매물 소진에 따른 기저 반등으로 볼 수 있다. 과거 리먼 사태 당시에도 경험했듯이 단기 급락 직후의 일시적 지수 회복세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실거래가 지수 상의 서울 아파트값이 추가 조정될 여지도 남아있다. 2023년 1월 기준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지수는 143으로 이제 2020년 7월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이전 상승 폭을 고려하면 추가 조정을 배제할 수만은 없다.

다만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실거래가 지수 상 연간 22%가 넘는 급락세를 보인 것을 고려하면 그 이상의 단기 급락세를 이어갈 가능성 또한 높지 않다. 향후 점차 완만한 W 형태의 실거래가 지수 흐름을 반복하며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리먼 사태 때와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면 실거래가 지수 상 최저구간은 2022년 말 기준 통과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변동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지난 데이터 기반의 분석이 부족할 수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의 종료가 예상되고 시장금리 하향 안정세도 나타났지만, 오는 3월 FOMC를 앞두고 단기 변동성은 여전히 크게 작동하고 있다. 또한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결되더라도 높아진 금리가 상당 기간 유지될 전망이고,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한국 역시 경기둔화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상고하저 기대가 형성되고 있으나,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3월 현재는 미국과 유럽의 은행 시스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다시 냉각되고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급격한 단기 금리 인상의 영향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간과하기 어렵다. 주요 리스크의 발현과 확실한 금리인하, 그리고 글로벌 경제 여건을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소 이른 바닥론 기대감과 추가 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주택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후 회복기를 고려한 가치투자가 전략적 대안으로 제시된다. 투자성과 환금성이 보장된 상품의 급매물을 기다리는 중장기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많다. 이에 따라 아파트 거래 시장과 청약 시장 등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가격 낙폭이 컸던 지역과 상품성이 뛰어난 상급지 중심으로 저가 매수와 청약 쏠림이 예상된다. 3월 들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고분양가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대출 규제가 폐지되면서 이러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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