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미국 지역 은행권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이들 은행권의 주요 사업이었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냉각으로 '악순환'이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파산한 SVB 은행 지점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동산 시장은 과거 모든 글로벌 금융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2007년~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1980년대와 1990년대 미국 저축은행 위기, 1973년~1975년 영국의 은행 위기, 1929년 대공황 등이 모두 부동산 시장의 불안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이번 경고는 또 다른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로 들린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은 중소형 은행들이 주도해왔으며, 중소형 은행들의 미상환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전체 상업용 대출의 70%에 달한다.

또한 중소형 은행들의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달한다. 여기서 중소형 은행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정한 자산규모 25대 은행보다 자산 규모가 작은 은행들을 말한다.

CE의 닐 셔링 이코노미스트는 이 때문에 관련 대출이 축소할 경우 자산 가치에 상당한 하락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중소형 은행과 상업 부동산 사이에 '악순환 고리(doom loop)'가 만들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즉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하락하면 이러한 은행에 대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예금 이탈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회수를 촉발하고, 이는 또 자산 기반의 핵심 부문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가속해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셔링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부동산이 은행 시스템에 더 심각한 긴장의 원인이 된다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이 부문은 최근 며칠간 미국에서 관심을 받았으나, 은행시스템과의 연계성은 논의에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붕괴에서 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와 예금 이탈 위험에 관해 관심이 집중됐으나, 더 넓은 문제, 즉 단기 증권의 금리 상승이 은행 예금보다 더 빨라지면서 자금이 예금에서 머니마켓펀드로 이동하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은행은 이 경우 예금금리의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를 더 올리거나, 아니면 재융자 금리를 올려 수익성을 유지해야 하거나 그도 아니면 예금 이탈로 인해 대차대조표 내 자산 쪽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CE는 설명했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2022년 중반 고점에서 4~5%가량 하락했으며, CE는 이 수준에서 18%~20%가량 추가 하락해 고점 대비 22%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셔링은 현재 부동산 부문의 위험은 금융위기 당시와는 매우 달라 실물 경제에 훨씬 덜 피해를 주겠지만, "상업 부동산과 중소형 은행들과의 연결고리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은 무시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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