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가치에 하락 압력 줄 듯

(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파산한 시그니처은행의 대출 600억달러를 매각하기 위해 뉴마크 그룹을 고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시 맨해튼 빌딩
[연합뉴스 자료사진]

WSJ은 해당 대출에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해 이번 매각이 상업 부동산 시장의 가치 하락에 추가적인 압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그니처은행은 이달 초 고객들의 뱅크런 사태로 파산했고, 지난해 말 기준 시그니처은행의 부동산 대출은 357억달러로 당시 총 대출의 절반가량에 달했다.

시그니처은행은 뉴욕시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해온 기업이다.

데이터업체 핀커스코에 따르면 뉴욕시는 2020년 1월 이후 미국 내 상업 부동산 대출 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이다.

시그니처은행은 2020년 이후 뉴욕시 건물에 134억달러의 대출을 내줬다.

KBW 리서치에 따르면 오피스 대출은 전체 대출의 5%를 차지하며, 나머지 대출은 대부분 임대용 아파트를 위한 대출이다.

문제는 이미 상업 부동산 가치에 대한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대규모 대출 매각은 시장에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 은행들은 그동안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주요 대출 기관으로 활약해왔다.

트렙 자료에 따르면 지역 은행들은 상업 부동산 대출 2조3천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모든 은행이 보유한 상업용 모기지의 80%를 차지한다.

지역 은행들이 최근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가치 하락을 반영하는 데 더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번 시그니처은행의 대출 매각이 시장의 가격을 재설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렙의 매튜 앤더슨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매각은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매기려는 모든 이들에게 기준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FDIC는 지난주 시그니처은행의 자산 중 384억달러어치를 뉴욕커뮤니티 은행 계열사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129억달러의 상업용 및 산업용 대출이 포함됐으며,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포함되지 않았다. 남은 대출은 600억달러가량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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