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물가상승률 4.2%…국제유가 상승할 경우 인플레 자극 우려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최근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 초반까지 내려갔다.

다만, 이달 들어 주요 산유국들이 자발적인 추가 감산을 예고하면서 둔화세로 접어들었던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통계청에 발표한 '2023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4.2% 상승했다.

2월 상승률(4.8%)보다 0.6%포인트(p) 낮은 것으로, 지난해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은 작년 6월(6.0%)과 7월(6.3%) 정점을 찍은 뒤 점차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물가 상승률 둔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품목은 석유류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한 영향으로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4.2% 떨어졌다.

공공요금 인상으로 전기·가스·수도가 28.4% 급등하고 가공식품(9.1%)과 외식(7.4%) 물가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석유류 가격이 급락한 탓에 전체 물가 상승률이 4%대 초반까지 내려간 것이다.

하지만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조치라는 돌발변수가 생기면서 앞으로도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이어갈지 장담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소속 산유국들은 지난 2일 하루 116만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예고했다.

러시아가 하루 50만배럴의 감산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추가 감산 규모는 하루 160만배럴이 넘는다.

앞서 주요 산유국들은 작년 10월 200만배럴 감산에 합의한 바 있다.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소식에 국제유가는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간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6.28% 오른 배럴당 80.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의 하루 상승 폭은 작년 4월 12일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컸다.

국제 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도 만기를 맞아 장중 6% 이상 급등했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조치 여파로 오름세로 완전히 방향을 틀 경우 진정세로 접어들었던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서비스·가공식품 가격 오름세, 국제에너지 가격 연동성 등을 고려하면 아직 물가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물가 안정 기조가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 외에 다른 거시경제 지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에너지 가격 급등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현재 한국 경제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무역수지 적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46억2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3월부터 13개월 연속 적자 행진으로, 이미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해 절반 수준인 226억달러에 달한다.

통상 무역적자 장기화는 원화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만큼 향후 달러-원 환율에도 국제유가 상승이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OPEC+ 관련 CG
[연합뉴스TV 제공]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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