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 메시지에서 조직문화 개선을 강조한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최근 대관 부문 조직 정비를 완료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사장단 임원인사에서 현대차·기아의 대관·홍보·법무를 총괄해온 공영운 전략기획담당 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시작된 대관 부서 조직문화 진단이 약 4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대관 부서 임직원 모두를 일일이 면담하는 등 조직문화 진단 과정을 밟았다.

이에 해당 부서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 가운데 본인이 희망하는 부서로 전출을 보냈으며 일부 신규 임원 승진자도 있는 등 조직을 쇄신했다.

신규 직원은 충원하지 않아 애초 40여명가량이었던 조직은 30여명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기아의 전략기획담당은 사장급이 그동안 수장을 맡았으며 대관부서에 부사장급 두 명이 위치하는 등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있었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사업 진출을 위해 전략기획담당이 '첨병 부대'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2011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되찾기 위해 현대그룹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을 때, 그리고 2014년 삼성그룹과 맞붙은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인수전 등이 전략기획담당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둘 다 모두 현대차그룹이 승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그룹의 굵직한 사업에 관여하던 전략기획담당이었지만, 공 사장이 고문으로 물러난 이후 수장 자리는 아직 공석 상태다. 대관부서도 김동욱 부사장이 혼자 이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기아의 대관 부문 축소가 지난해 시행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기아가 대관 조직 슬림화 등 효율화를 통해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전략으로 바뀐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의선 회장도 올해 신년회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인력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군더더기 없는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이뤄내어 위기를 이겨내고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았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와 궤를 맞추기 위해 대관 조직 쇄신이 필요했다는 시선도 있다. 취임 이후 현대차를 방문하지 않았던 윤 대통령이 지난달 울산공장을 찾은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대관 부문 조직 진단을 완료하면서 현재 김동욱 부사장 체제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이슈 대응에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글로벌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을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해외시장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이사회의 글로벌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업금융부 이윤구 기자)

강남구 양재동 현대차 사옥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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