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존 리 키즈'에게 본인이 운용하던 펀드를 물려주고 메리츠자산운용을 떠났던 김홍석 최고투자책임자(CIO)가 9개월여 만에 돌아왔다.

존 리 전 대표의 지분이 큰 직접판매(직판) 고객 전용 신상품 출시에 나서는 등 조직 정상화에 한창이다.

◇메리츠운용 소방수, 김홍석 CIO…직판 고객 잡아라

메리츠운용은 17일 첫 직판고객 전용 원금지급추구형 지수연계펀드(ELF)를 출시했다.

원금지급추구형 ELF란 주어진 조건을 달성할 경우 사전에 정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만기 시 원금을 100% 지급해 주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로 구성된다.

이번에 출시하는 '메리츠지수연계하이파이브증권투자신탁1호[채권]'은 KOSPI200과 S&P500 지수가 6개월마다 최초 설정일 대비 3% 상승할 경우 연 6% 수준을 지급하고 조기 상환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김홍석 메리츠운용 상무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시기에 자산 배분 측면에서 일정 자산 원금 지급을 추구하는 전략은 장기투자 측면에서 필요하다"며 "최근 시중 정기예금 금리가 3%대 초반으로 하향 안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쿠폰 연 6%는 매력적인 수준으로 저위험 중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운용이 직판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원금지급추구형 상품을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메리츠운용은 존 리 전 대표 시절인 지난 2018년 고객과의 접점 확대를 위해 펀드 직판 사업을 시작했다. 존 리 전 대표가 주식·펀드 설명회를 누비며 직판 홍보에 직접 나서는 등 메리츠운용은 그의 개인 인지도와 대중성을 앞세워 직판 고객을 유치해왔다.

메리츠운용은 직판을 통해 로열티가 강한 30만명의 개인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존 리 흔적 지우기에 한창인 메리츠운용은 김 CIO 주도로 직판 고객 잡기에 나서며, 존 리의 고객이 아닌 메리츠운용의 고객으로 만들 계획이다.

메리츠운용의 새 주인이 된 KCGI는 "고객의 입장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금융상품에 쉽게 다가설 수 있고 백 마디 말보다 안정적인 수익률로 노후자금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그래서 고객이 먼저 찾아오는 매력적인 자산운용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존 리 키즈' 지우기 한창…뒤숭숭한 내부

대표 개인 역량에 의존해 온 메리츠운용은 존 리 전 대표가 지난해 차명계좌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하면서 사세가 급격히 기울고 있다.

메리츠운용은 존 리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그와 함께 펀드를 운용하던 이른바 '존 리 키즈' 운용인력들을 대거 교체하는 등 흔적 지우기에 돌입했다.

존 리 전 대표가 사임한 뒤 지난해 9월에는 김홍석 상무를 다시 메리츠운용으로 불러들였다.

김 CIO는 1969년생으로 딜로이트FAS, 스커더인베스트먼트, 도이치투자신탁운용,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등 글로벌 금융투자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뒤 지난 2013년 6월 메리츠운용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러나 지난 2014년 1월 존 리 전 대표가 오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2021년 12월에는 메리츠운용을 떠나 중소형사인 피아이엠자산운용 부대표로 이동했다. 이후 존 리 전 대표가 불미스러운 사태로 퇴진하면서 9개월여 만에 소방수로 급파됐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메리츠운용이 운용 중인 23개 펀드에 대한 기존 책임운용역인 박정임 전 주식운용팀장을 삭제하고 김홍석 CIO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박 전 팀장이 운용하던 펀드는 메리츠운용 전체 펀드 자금의 3분의 1가량이 몰려있다.

박 전 팀장은 자신의 SNS 채널에 신뢰를 알기에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고객을 위한 최선을 다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다"며 "그러나 메리츠자산운용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 통보를 했고, 더는 펀드 운용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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