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지난 겨울 난방비 대란을 체감한 사용자들이 도시가스 사용을 줄이면서 지난달 도시가스 판매가 9년만에 가장 적었다.

19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도시가스 판매량은 170만6천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0% 감소했다.

지난달 판매량은 3월 기준 2014년(131만2천t) 이후 가장 적으며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것도 9년 만에 처음이다.



3월 기온이 오르면서 동절기 대비 도시가스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연도별로 3월만 비교해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난방비가 급등하자 가스 소비를 줄인 것이 3월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스공사는 요금을 올리지 못한 데 따른 손실은 미수금으로 회계 처리하고 있는데, 가스 판매량이 줄면서 미수금 적립 속도도 둔화했을 전망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이 지난달 t당 916.15달러까지 하락하며 작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LNG 가격이 안정됐다는 점도 가스공사의 비용 부담을 줄였다.

그러나 LNG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에만 기대선 미수금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가스공사는 올해 요금이 오르지 않을 경우 작년 말 기준 8조6천억원이던 미수금이 올해 말 12조9천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료비 하락을 감안해도 하반기에 추가로 MJ당 4~5원 수준으로 가스요금이 인상돼야 미수금 증가가 멈출 것이며 미수금 회수를 위해선 이보다 큰 폭으로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3월 도시가스 판매량 감소는 요금 부담을 느낀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소비를 줄여 가격 신호의 효과를 낸 사례로, 가격 신호를 위해서라도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지속해서 제기됐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장은 지난주에 열린 국회 세미나에서 "전 세계는 에너지 위기인데 우리는 국민에게 아무런 (가격) 신호를 주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지금 요금 신호를 주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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