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전 금감원장, '세븐 어젠다' 출간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만 보면 세계 10대 강국으로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K팝과 K드라마, K무비의 선전으로 대중문화 분야에서도 최전성기를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행복'이란 잣대를 들이대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지난해 유엔이 발표한 국민행복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149개국 중 59위에 그쳤다.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그리스, 터키 다음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제·금융관료 출신인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의 눈에는 국민소득 3만5천달러 시대에도 행복 선진국이 되지 못한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2년 전 펴낸 '행복을 보냅니다'가 행복을 결정하는 개인적 요인에 주목한 책이었다면 신간 '세븐 어젠다'에서는 국가·사회적 요인에 착안해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7가지 과제를 제시한다.

사회적 신뢰 제고, 미래 불안 해소, 선택의 자유 확대, 좋은 일자리 만들기, 경제안정, 정치 선진화 등 어젠다로 언급한 키워드는 우리나라가 국제기구의 행복 순위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던 항목들이다.

저자는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낮은 또 다른 요인으로 사회적 관습과 문화적 요인을 지적한다. 유교 문화 영향으로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면서 남들과 비교해 내가 처한 상황과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인의 분노지수가 상대적으로 높고 같은 유교 문화권인 중국과 일본 역시 국력에 비해 행복 순위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설명도 곁들인다.

분노와 사회 갈등의 많은 부분은 잘못된 제도와 관행에도 기인하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풍토에도 원인이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려면 우리 사회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사회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 행복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식인들의 용기와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은 물론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는 정치 선진화를 위해 국회의원 수를 줄이고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되는 장기 모기지론 공급을 확대하며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도발적인 주장도 담겨 있다.

흔들의자.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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