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경기 전망에 "자본 비율 제고에도 RWA 관리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국내 5대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전 분기 대비 상승했다.

순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자본력이 강해지고,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평가이익도 늘어난 영향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1분기 BIS 자기자본비율은 18.12%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은행과의 통합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작년 말 16.63%와 비교해 1.49%포인트(p) 올랐다.

BIS 자기자본은 33조1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5% 늘었고, 위험가중자산은 182조6천8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1% 줄었다.

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BIS 자기자본비율은 18.48%로 작년 4분기 대비 1.02%p 상승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8.22%와 16.3%로 전 분기 대비 0.45%p, 0.7%p씩 올랐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3개 은행 모두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농협은행 또한 BIS 자기자본비율이 19.04%로 지주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최근 은행들은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자기자본을 쌓아왔다.

신한은행은 전년 동기보다 68.5% 증가한 9천315억원의 1분기 순이익을 올렸다.

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 또한 9천3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 감소했으나, 전 분기 대비 109.1% 증가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도 각각 9천707억원, 8천595억원, 6천72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가계와 기업의 대출 증가율이 전년만큼 빠르게 올라오진 않았으나, 은행들은 자기자본을 늘리면서 BIS 자본 비율을 제고할 수 있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시장금리가 하락한 점도 자본 비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금리 하락에 따라 은행이 보유한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이익이 늘어났고, 그만큼 평가이익이 자본으로 인정되면서 BIS 자본 비율이 제고됐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임원은 "작년 가파른 금리 상승에 따라 은행권 전반적으로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감소해 기타포괄손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올해 금리가 내려가면서 이쪽 평가이익이 올라 자본이 늘었다"며 "순이익도 전년보다 늘어나면서 자본을 많이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행의 BIS 자본 비율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은 대출 여력을 늘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은 자산 성장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만큼 위험가중자산(RWA)을 늘리도록 연간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당장의 BIS 자본 비율이 늘어도 계획보다 큰 규모로 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올해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금리가 재차 상승할 시 BIS 자본 비율이 다시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권 임원은 "BIS 자본 비율이 높아진 점은 내년 자산 성장 계획을 세울 때 위험가중자산을 더 늘릴 수 있는 바탕이 된다"면서도 "올해 경기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연간 BIS 자본 비율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ylee3@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0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