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쇄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의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31조원을 넘기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관, 전 금융협회가 참여하는 'PF 대주단'이 가동된 상황인데, 개별 금융지주들은 1분기에도 관련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았고 향후 추가 충당금 적립도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기준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는 31조1천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KB금융이 11조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고, 그다음으로 신한금융이 8조8천억원, 하나금융이 7조9천억원, 우리금융이 3조4천억원 수준이었다.

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일시 연체 등의 리스크가 있는 브릿지론이 다소 발생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내내 관리 대상 PF 사업장과 관련 대출 연체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뿐만 아니라 경기 둔화 등에도 총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분기에 금융지주들은 충당금 규모를 작년보다 두배 이상 확대하는 등 보수적으로 쌓는 조치를 취했다.

KB금융은 1분기에 6천68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했다. 전년 동기(1천439억원) 대비 358.3% 급증한 규모다.

신한금융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4천610억원으로, 작년 1분기(2천434억원)보다 89.4% 늘었다. 이중 경기 대응에 따른 추가 충당금은 1천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추가 충당금의 규모가 745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5배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은 3천432억원으로 전년 동기(1천646억원)의 2배 수준까지 확대됐다.

우리금융은 대손충당금을 2천614억원 수준으로 전입했다. 지난해 1분기(1천661억원)보다 1천억원가량 늘렸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부동산 PF 연체 추세를 감안해 추가 충당금을 쌓는다는 방침이다.

최철수 KB금융 리스크관리총괄(CRO)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PF에 대해서 개별적인 충당금을 쌓지는 않고, 일반적인 충당금 적립 기준에 의해서 적립하고 있다"며 "대주단 협약이나 정상화 연착륙 등에 맞춰서 사정이 더 안 좋아지면 추가 충당금은 더 적립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CRO는 "전체적으로 이런 부분의 진행이 더디다면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도 고려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방동권 신한금융 CRO도 "현재 상황으로는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비은행 금융사를 중심으로 충당금을 추가적으로 쌓고 있는데, 올해 2~3분기에 더욱 보수적으로 쌓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달 말 금융권 PF 대주단 협의체가 가동을 시작하면서 5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집중 관리 사업장과 관련된 리스크가 다소 잠재워질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PF 유동성 지원 과정에서 사업성이 현저히 낮은 곳은 지원 불가 및 사업중단 등의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고, 이 과정에서 충당금 추가 적립이 불가피해지는 사례도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전반적으로 사업 정상화 가능성이 이전보다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PF에 대한 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 2022.10.24 hkmpo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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