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3개국 방문해 금융권과 공동 IR
금융감독기구 최고위급도 만나 협력 강화 방안 논의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에서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 유치 활동에 나섰다.

이 원장은 지난 8일 한국 금융시장의 국제화,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투자 유치 및 해외진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태국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3개국 방문차 출국했다.

이 원장의 출장길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 등도 동행했다.

9일 싱가포르 팬 퍼시픽 호텔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싱가포르 IR'에서 이 원장은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퍼스트리퍼블릭은행 사태 등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견실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전성과 유동성 측면에서 은행권과 증권·보험 등 금융권역이 양호하고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한국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이 매력적인 투자처라고도 역설했다.

이 원장은 "한국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대내외 위험요인 악화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회복탄력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은행권의 경우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기업의 채무상환부담 증가로 자산건전성이 소폭 저하되었으나 팬데믹 이전에 비해 양호한 수준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아시아 외환위기 경험 이후 한국 금융당국이 핵심 관리지표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은행 외화유동성 상황도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증권·보험 등 여타 금융권역도 자본적정성 및 유동성 측면에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부실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서는 연착륙할 수 있도록 당국이 관리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은 전체 PF 사업장별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정상화 가능 사업장에 대해서는 대주단의 자율적 사업 정상화를 유도하고 있다"며 "관계부처와 함께 부동산 관련 규제도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문제도 관리 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빠르게 증가했던 가계부채도 올해 들어 안정화됐다"며 "최근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연체율이 다소 올랐으나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와 금융당국이 글로벌 투자자를 위한 투자환경 개선 의지가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글로벌 투자자의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외국인 투자자 등록의무 제도를 폐지했다"며 "상장법인의 영문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국제표준(XBRL) 재무공시를 확대해 정보의 비대칭성도 개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통합계좌의 최종 투자자별 투자내역 보고 의무를 폐지하고, 장외거래 사후신고 대상도 늘리겠다"며 "또 파생상품시장 거래시간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 변동에 적시 대응하고 해외 거래시간에도 한국물 헤지가 가능하도록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비거주자의 외환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정부의 인가를 받은 해외소재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은행간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외환시장의 개장시간을 런던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마감시간까지 연장하는 방안 등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 등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배당여부와 배당액이 확정된 후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도 개선하고, 공개매수 및 사전공시 의무화 등의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IR에는 싱가포르 주재 글로벌 투자회사 대표 및 임직원, 최훈 주싱가포르 대사, 국민연금 관계자 등 총 200여명이 참석했다.

국민연금은 이날 주제발표에서 전반적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 및 그간의 운용성과와 함께 기금운용 원칙 및 향후 투자전략 방향을 설명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수익률 제고 등을 위해 해외자산 비중을 상향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에 따라 대체투자 비중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고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등 사회적 책임투자 원칙을 제시하면서,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통해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에도 기여하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이번 해외출장에서 동남아 3개국 금융감독기구 수장 등 최고위급도 만나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한다.

전일에는 태국 중앙은행(BOT)을 방문해 세타풋 수티월트나르풋 총재와 면담했다.

이 원장과 세타풋 총재는 최근 BOT가 전격적으로 추진 중인 인터넷은행 인허가 및 감독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원장은 오는 10일에는 싱가포르 통화감독청(MAS)의 호헌신 금융감독 담당 부청장을 만나고, 오는 12일에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마헨드라 시레가 청장과도 면담한다.

12일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진출 금융회사 법인장과 간담회도 한다.

금감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금융권과 공동으로 해외 IR을 계획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23.5.2 pdj663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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