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크게 늘린 인터넷전문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중저신용자의 상환 능력이 나빠진 데 따른 것인데,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확대 정책에 따라 올해도 중저신용 대출을 확대해야 할 처지여서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2천373억원으로, 전년 동기(1천146억원) 대비 2배 넘게 급증했다.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지난해부터 분기마다 눈에 띄게 증가해왔다.

작년 1분기 말 1천146억원 수준에서 2분기 말 1천235억원, 3분기 말 1천555억원, 4분기 말 2천31억원으로 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케이뱅크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1천12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97억원) 대비 2.5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경우 1천25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649억원)보다 92.6% 수준으로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의미하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랠리에 영향을 받아 올해까지 고금리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인데,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은 여신 규모까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에 비례해 연체 대출 규모까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고신용자보다는 신용리스크가 다소 큰 중저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확대하고 있어, 부실 우려와 건전성 리스크가 비교적 높은 측면도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서도 KB·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규모가 계속 역성장하고 있으나,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말 대비 각각 1조원 내외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1분기 연체율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0.58%로, 전분기 대비 9bp 악화했다.

다만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경우 0.82%로, 전분기 대비 3bp 하락하면서,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연체율이 개선됐다.

이는 중저신용자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한 데 따른 일시적인 결과인데, 다른 인터넷은행과 마찬가지로 중저신용자대출을 올해에도 일정 부분 취급해야 하는 만큼, 2분기부터는 은행권과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고정이하여신 규모와 연체율 추이에 대응해 인터넷은행들은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가 쌓은 충당금은 6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96억원)보다 3배가량 많았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일회성 충당금 형식으로, 94억원을 추가 적립했다. 지난해의 경우 2분기에 126억원, 4분기에 74억원을 추가로 쌓은 바 있다.

올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을 카카오뱅크는 30%, 케이뱅크는 32%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올해 내내 건전성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까지 늘려야 하는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이 작년보다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간 쌓아온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건전성 관리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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