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한국은행은 이번 달 12년 만에 28일물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면서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관리에 나섰습니다. 단기 채권 금리에 반영된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과 궤를 같이하는 시장운영 조치입니다. 연합인포맥스는 2건의 기사를 통해 한은 조치의 효과와 시장 반응을 전하고, 전망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은행채 금리가 서울채권시장의 시선을 받고 있다. 최근 단기 금리의 급격한 상승과 은행권의 경쟁적 채권 발행 등으로 위쪽으로 향했던 방향성이 주춤해질 가능성을 보여서다.

22일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매트릭스(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전거래일인 19일 은행채(AAA) 1년물 민간평가사 금리는 3.772%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0일(3.895%) 이후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위쪽을 바라보고 있다.

은행채 금리가 최근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는 단기 자금시장 금리 상승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 만료에 따른 은행채 발행 증가 등 크게 두 가지 이유가 꼽힌다.

먼저 단기 자금 상황이 은행채 금리 상승의 방아쇠 중 하나가 됐다는 평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개월물 금리를 주시하고 있다고 발언한 이후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비롯한 단기 금리가 상승했는데, 은행채 금리도 덩달아 상승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연합인포맥스 채권금리 수익률 추이(화면번호 4512)를 보면 CD 91일물 금리는 지난 19일 3.670%를 기록하며 연초 이후 가장 높이 올랐다. 지난달 중순 이후 한 달 만에 24bp 급등한 것이기도 하다.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가 같은 기간 크게 오르면서 CD도 금리 수준을 같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RP 종합 금리는 지난 19일 3.65%를 기록했다. 지난달 13일(3.27%) 이후 대폭 레벨을 높였다.

또 시중은행들이 LCR 규제 만기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은행채를 발행한 것 역시 은행채 금리 상승의 주요 요인이었다.

금융당국은 LCR을 지난해 12월 말까지 92.5%로 조정한 뒤 추가 조정할 예정이었는데 지난해 크레디트 시장 경색이 나타나자 오는 6월 말까지 92.5%를 유지하도록 제도를 유예했다. 예정대로 6월 말 유예조치가 만료되면 은행권은 자금을 더 쌓아야 할 의무가 생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각자 자금 계획을 비롯해 LCR 유예 만료 등을 의식하며 경쟁적으로 채권 발행을 늘렸다. 특히 최근 은행채 금리가 위쪽을 바라보고 있는 점을 의식해 "미리 찍어두자"는 심리가 컸다.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22일 전체 은행권의 채권 발행 규모는 2조800억원으로 나타난다. 지난 11일(2조5천600억 원) 정도만 제외하면 지난해 11월 10일(2조6천억 원)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은행채 금리 향방은 어떻게 될까. 가파르게 상승하던 단기 금리가 이번 주부터 둔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채 금리도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당분간 금리 방향성 자체는 위쪽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단기 금리가 안정된다면 은행채 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제어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은행채 금리 상승은 경쟁적인 발행에 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발행 규모가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LCR 요인을 비롯해 최근 은행들의 조달 수요가 커지면서 경쟁적인 발행이 있었다"면서 "다만 앞으로 금리가 지속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완화되면 발행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채 금리 상승 속도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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