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루스(SLOOS)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분기마다 발표하는 미국 고위 대출 책임자 의견 조사(Senior Loan Officer Opinion Survey) 보고서의 줄임말이다.

연준은 미국 전역 104개 은행의 고위 대출 담당자를 대상으로 분기마다 설문조사를 실시해 보고서를 발간한다. 담당자들에게 기업과 가계 대출 수요 현황은 어떤지, 은행이 대출 기준을 강화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해 공개하는 것이다.

최근 외신에서 슬루스에 대한 언급이 늘어난 것은 지난 1분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은행 대출 현황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SVB뿐만 아니라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시그니처은행 등 여타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이 파산했거나 파산 위기를 겪으면서 은행 대출의 부실 정도는 미국 경제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준이 됐다.

이달 8일 연준이 공개한 슬루스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에 은행 중 46%가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기준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4분기의 44.8%에서 오른 것이다.

대출 담당자들은 이번 조사에서 상업 및 산업 대출뿐만 아니라 가계 대출에 대한 기준도 까다로워졌다고 답했다.

1분기에는 대출 수요도 줄었다. 조사에 참여한 은행 중 55.6%는 1분기에 대기업과 중견 기업의 상업 및 산업 대출 수요가 부진했다고 답했다. 이는 작년 4분기의 31.3%에서 많이 늘어난 것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들은 대출 기준의 강화 이유로 위험 감수 능력 감소, 예금 유출에 대한 불안, 불확실한 경제 전망과 산업별 문제 악화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JP모건체이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출 공급이든 수요든 큰 그림에서 이번 조사는 경기 전망에 대해 암울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금융부 진정호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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