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세 번 연속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지만, 대출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에 대출금리도 내릴 것이란 기대가 큰 상황이지만, 대출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이달 중하순부터 꾸준히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단기 자금시장에서 금리가 오르는 데 더해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은행채 금리도 상승하는 흐름을 보인데 따른 현상인데,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전일 기준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92~5.74%로 집계됐다.

이달 10일 해당 금리가 연 3.68~5.48%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하단 금리가 약 20일 만에 모두 20bp 중반 정도 올랐다.

금통위가 지난 25일에도 2월과 4월에 이어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당장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은행권 대출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금리가 이달 중하순부터 꾸준히 상승한 탓이다.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매트릭스 종합(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전일 기준 연 4.203%로, 지난 3월 17일 이후 두달 여만에 4% 수준을 넘겼다.

그간 3.8%~3.9% 수준을 유지하는 등 보합세를 보인 것과 달리, 다소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은행채 금리의 추이에는 최근 단기 자금시장 금리 상승과 다음달 말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 만료에 따른 은행채 발행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단기 금리 중 하나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전일 3.760%를 기록했는데, 이는 연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5월 한달 사이 20bp 이상 급등했다.

은행채 발행의 경우도 이달 들어 순발행으로 전환되면서, 발행 물량 자체가 늘어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은행채는 1월(-4조7천100억원), 2월(-4조5천100억원), 3월(-7조4천100억원), 4월(-4조7천400억원) 등 순상환 기조를 유지하다가 5월 들어 이날까지 5천595억원 규모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지난 3월에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 도래 물량의 125%로 확대했는데, 이에 따라 은행채 발행이 늘어난 것의 영향이다.

당분간 은행채 발행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만기 물량은 오는 6월부터 연말까지 12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수준을 오는 7월부터 단계적 정상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오는 6월 말까지 LCR비율을 92.5%로 유지하고, 이후 점차 올리는 방안이 유력한데, 이에 따라 은행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대출금리 상승세는 은행채 금리 등 시장금리의 영향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대출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나, 당분간은 현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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