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6~7월 여름 이후 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ECB 본부 건물 앞으로 보이는 다리와 강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날 발표된 5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6.1%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5월 CPI는 직전월 7.0%보다 낮아진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6.4%보다 낮은 수준이다.

근원 CPI도 전년 대비 5.3% 올라 전월의 5.6% 상승보다 상승률이 둔화했으며, 월가 예상치인 5.5% 상승도 밑돌았다.

WSJ은 이번 지표는 ECB가 6월 15일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인상하는 것을 막을 가능성은 작지만, 여름 동안 금리 인상이 중단될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그동안의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며 오는 6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중단할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ECB도 올해 여름에는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레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ECB가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인상한 이후, 이번 여름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금리가 인상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고, 우리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말하는 게 맞다. 그것은 매우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는 커버해야 할 더 많은 영역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ECB 의사록에 따르면 애초 많은 위원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드리워진 위험을 고려해 당시 회의에서 주요 정책금리를 50bp 인상하는 것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위원들은 25bp 금리 인상 제안을 수용하면서 "더 작은 폭의 인상이 현 인상 주기의 중단 전망으로 잘못 해석되지 않도록 추가 금리 인상을 보여주기 위해 한쪽으로 기운 명확한 방향성을 전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ECB가 한동안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을 시사한다.

투자자들은 ECB와 연준이 모두 여름 동안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금리 인상을 중단하더라도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느려 긴축 사이클이 종료된 것은 아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CPI 보고서가 앞으로 6월과 7월에 ECB가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잭 앨런-레이놀즈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느리게 내려오고, 2%에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ECB가 이달에 금리를 25bp 인상하고, 7월에도 한 번 더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디어 이코노미스트들도 이날 수치와 다른 경제 지표 등을 고려할 때 ECB가 6월과 7월 앞으로 두 차례 금리를 25bp씩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앞으로 몇 달간 계속 둔화하겠지만, 노동시장이 상당히 타이트해 인플레이션이 2%의 목표치로 다가가는 데 확신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도 보고서에서 유로존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서비스 부문의 기저 효과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근원 인플레이션의 기본적인 추세는 완만하게 아래쪽으로 향하고 있고, 긴축 사이클이 거의 끝나가는 것으로 보여 여름 동안 ECB의 기조에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예상과 달리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지 않는다면 6월과 7월에 25bp씩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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