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삼성자산운용이 새롭게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였는데, 1주당 100만 원 이상으로 설정하는 등 다소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높은 가격대에서 비롯되는 메리트를 차별점으로 내세운 만큼, 금리형 상품 경쟁에 참여하는 운용사들도 점차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9일 연합인포맥스 ETF 종합(화면번호 7107)에 따르면 전일 상장한 삼성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의 시초가는 100만970원이었다.

CD 금리나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ETF의 가격이 대개 1만 원 혹은 10만 원 안팎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대가 높은 수준이다.

이는 상장 당시 의도했다는 게 삼성운용 측의 설명이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금리형 상품은 금리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보이는데, 100만 원으로 가격대를 높일 경우 좀 더 촘촘하게 따라갈 수 있다"며 "호가 스프레드가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그만큼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금리형 상품은 '1bp' 경쟁으로 접어든 지 오래다.

CD 금리나 KOFR ETF는 안정성이 크다는 특성상 기관이 선호하는 ETF 중 하나다. 기관의 경우 대량으로 매매한다는 점에서 1bp 이하의 차이마저 크게 다가올 수 있다. 높은 가격대를 설정해 여타 상품보다 금리 흐름을 좀 더 세밀하게 반영해 소수점 자리 bp 차이마저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다.

증권사 등 일부 기관이 단기 매매 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유인 역시 높아진 셈이다.

올 상반기 매크로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기금융시장은 급속도로 비대해졌다.

ETF에서도 그 니즈가 포착되면서 이번 상품처럼 특색 있는 금리형 ETF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머니마켓펀드(MMF)라는 거대한 벽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도 단기자금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그 안에서 경쟁이 일어나 다양한 상품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형 ETF를 통해 퇴직연금을 공략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등 퇴직연금 내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제도들이 점차 도입되고 있으나, 여전히 대부분의 투자자는 원리금보장형과 같이 안정적인 자산을 선호한다.

채권형 ETF의 경우 금리에 따른 가격 변동 리스크가 존재한다. 반면, 금리형 ETF는 그보다 변동성이 적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금리형 ETF의 존재로 보수적인 투자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하는 등 시장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래에셋운용의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와 삼성운용의 이번 CD금리 ETF의 경우 채권 자산을 편입해 채권혼합형으로 분류된다. 이에 퇴직연금에서 100% 편입이 가능하다.

자산운용사 다른 관계자는 "현재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시장을 보면 대부분 안전 자산을 선호하고 있다"며 "이 같은 안전자산을 크게 들고 갈지, 소액으로 운용할지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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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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