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황두환 연구원 = 2023년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분수령이다. 지난해 말 출시된 챗GPT를 기점으로 여기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엔비디아(NAS:NVDA)도 이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떠오르고 있다.

월가에서 제시하는 목표 주가의 근거도 여기에 있다. GPU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엔비디아의 매출도 연 30~40%가량 늘어난다는 것.
엔비디아 주가는 거품일까. 향후 관전 포인트는 GPU 시장의 확대 규모와 엔비디아의 점유율에 달려있다.

9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2021년 GPU 시장은 197억1천166만 달러에서 2028년 334억6천393만달러로 연평균 7.85%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GPU 시장 점유율을 약 80%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쟁사인 AMD는 9%, 인텔도 9% 수준으로 집계됐다.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지난 201년 4분기 78%에서 지난해 3분기에는 86%까지 확대한 바 있다.

시장이 연평균 7.85%, 낙관적으로 10%가량 확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연간 30~40%의 성장은 어려워진다.

최근 주식을 절반이나 매도한 다모다란 교수는 이보다도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

다모다란 교수는 엔비디아가 250억달러 규모의 AI 반도체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갖고 있고, 향후 10년간 최대 3천500억달러까지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켓워치 전망보다 거의 10배 가까이 큰 수준이다.

시장이 10배까지 확대한다고 하더라도, 엔비디아는 이 시장을 100% 장악해야 현재 주가의 20% 정도를 설명할 수 있게 된다는 게 다모다란 교수의 주장이다.

마켓워치의 전망치인 7.85%를 토대로 하면, 올해 GPU 시장 규모는 212억 달러 규모, 10% 성장을 근거로 하면 217억 달러 수준이다.

월가 목표 주가 300달러를 맞추기 위해서는 내년도 매출이 386억5천900만달러는 되어야 하는데, 이는 7.85% 성장시 2030년, 10%씩 성장한다고 해도 2028년에야 가능한 시장 규모다. 이마저도 엔비디아가 GPU 시장을 100% 독점한다고 했을 때의 가정이다.

 

 

 

 

 



연합인포맥스 분석에 따르면 시장 전체가 향후 5년간 평균 7.85% 정도 성장한다는 가정할 경우,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는 93.85달러에 불과하다.

10% 성장으로 상향하더라도 목표 주가는 107.48달러에 그친다.

즉, AI 반도체 시장이 이를 뛰어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엔비디아의 주가 수준을 설명할 근거가 위태로워진다는 의미다.

이 같은 전망에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엔비디아 주가가 올해 예상 매출의 2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일갈을 날리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성장률이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과학법' 등은 엔비디아 같은 팹리스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엔비디아의 경우 전체 매출의 25%를 중국 고객에게 의존하고 있다. 지정학적 우려로 엔비디아의 매출 성장률 자체가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

엔비디아는 과거 A100, H100 등을 중국에 수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정부가 이를 금지하면서 중요 시장을 잃게 됐다.

아울러 대만 TSMC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으로, 중국과 대만의 갈등이 커질 경우에도 엔비디아는 목표치만큼 성장하기 어렵다.

실제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반도체 과학법으로 인해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전쟁은 미국 첨단 산업에 엄청난 피해를 줄 것"이라며 꼬집기도 했다.

그는 "중국은 기술산업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며 "중국은 이미 미국 첨단산업 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뺏기면 대체할 시장을 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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