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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썩어도 준치' 이 말이 2년째 매각 답보 상태에 빠진 한온시스템에도 통할 수 있을까.
한온시스템은 지난 2021년 6월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 한때 몸값만 최대 8조원에 육박하는 '대어'로 꼽혔다.

지난 2015년 2조7천500억원을 들여 한온시스템의 경영권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는 지분 50.5%를 보유 중이다.

보통 PEF가 기업을 인수해 되파는 시기가 5년 주기인 것을 고려하면 한앤컴퍼니의 '엑시트' 시점은 늦어졌다.

한앤컴퍼니는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한온시스템 매각 작업에 착수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지속으로 인한 실사 지연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 및 시장 환경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그러나 전기차 성장에 발맞춰 한온시스템의 성장세가 부각되고 실적도 개선세를 나타내며 M&A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온시스템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천3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익 2천566억에 육박한 상황이다.

또한, 한온시스템은 2019년부터 대표집행임원을 맡은 너달 쿠추카야 사장과 함께 최고대무책임자(CFO)를 역임한 나가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 사장을 최근 공동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하며 경영진 재정비에도 나섰다.

한앤컴퍼니가 매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최근 5조원 수준의 한온시스템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매각가는 약 4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한앤컴퍼니의 지분 50.5%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보유한 지분 19.49% 등 총 70%가 매각 대상이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이 애초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동반매도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한국타이어는 2015년 한앤컴퍼니와 함께 한온시스템에 1조819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그간 한온시스템으로 받은 배당 규모는 약 2천400억원으로 쏠쏠한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총수 부재 상황에 대규모 투자까지 나선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매각을 통한 목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배임 및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타이어는 2026년 상반기까지 단계별로 총 2조1천억원을 투자해 미국 테네시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HMM 인수전 참여도 검토했지만, 5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 금액에 발을 빼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말 한국타이어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1조3천754억원으로 작년 말보다는 2천400억원가량 증가했지만, 대규모 투자에 먼저 투입해야 한다.

한온시스템 매각이 성공하면 한국타이어는 자금 수혈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만큼 한앤컴퍼니의 엑시트를 학수고대하는 상황이다. (기업금융부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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