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영향 최소화 차원 분할거래…내달 중순께 마무리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노요빈 기자 = 그간 한국에 묶였던 8조원 규모의 이란 동결자금이 서울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일(영업일) 3천억원대 규모로 환전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하는 블링컨 美 국무 장관
(워싱턴DC AF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알리시아 바르세나 멕시코 외교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회견에서 블링컨 장관은 이란과 미국의 수감자 맞교환 협상 합의와 관련해 "우리는 모든 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며 역내외 불안정을 초래하는 이란의 활동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8.11 clynnkim@yna.co.kr


8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한꺼번에 환전해 송금될 경우 외환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분할 거래를 통해 사실상 중립적인 영향으로 수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1일 서울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에 묶여 있던 8조원 규모의 이란 동결자금은 지난주 스위스 중앙은행 계좌로 옮겨져 환전과 송금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영업일마다 서울환시에서 약 3천억~4천억원 규모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뒤 달러를 유로화로 바꿔 이란이 보유한 해외 은행 계좌로 송금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환시에서 원화를 바로 유로화로 환전할 수 없는 만큼 일단 원화를 달러화로 바꾼 뒤 다시 유로화로 환전하는 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약 5주 정도면 이란 자금이 모두 달러로 환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늦어도 9월 중하순 정도면 이란 동결자금의 달러 환전이 마무리된다는 의미다.

이처럼 분할 환전하는 것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국내에 묶인 이란자금 8조원은 현재 달러-원 환율을 기준으로 약 6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다.

우리나라 일일 달러-원 현물환 거래가 100억 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 번에 환전할 경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우리나라 외환당국과 수감자 교환 협상에 참여한 미국과 이란, 스위스 등이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을 찾아가는 이란 입장에서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한꺼번에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하게 된다면, 수급 불안으로 환율이 급상승할 수밖에 없고, 이란은 막대한 환차손을 볼 수밖에 없다.

이미 이란은 최근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서 막대한 환차손을 입었다고 공표한 바 있다.

모하마드레자 파르진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이란 자금의 가치가 원화 가치 하락으로 거의 10억달러 줄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란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비 제재 물품'을 사들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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