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4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다올투자증권이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26일 공시된 잠정 실적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61억원. 연간 실적은 여전히 적자(영업손실 607억원)였지만 길고 긴 부진을 마침내 끊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동산 기업금융(IB)에 특화한 다올투자증권은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중점으로 고속 성장했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 자금시장 경색으로 부동산 PF 시장이 침체되면서 직격탄을 맞았고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금융감독원의 부동산 PF 관련 기획검사까지 받으며 관련 사업은 더 위축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채권형 랩어카운트(랩)·특정금전신탁(신탁) 시장이 금감원 검사로 움츠러들면서 랩·신탁 중개업까지 타격을 입었다.

벼랑 끝에 몰린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알짜 계열사인 다올인베스트와 다올신용정보를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아울러 부동산 IB에 치중했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세일즈앤트레이딩(S&T), 리테일 영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사업 포트폴리오와 수익 구조 개편에 나서면서 회사 사정은 점차 나아졌고 마침내 지난해 4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다올투자증권이 이같은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 데에는 경영진의 '반성'이 있었다고 한다.

다올투자증권은 저금리 기조 속 부동산 호황기를 타고 부동산 IB에 특화해 성장한 회사다.

부동산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의 힘이 컸다. 2016년 이 회장이 KTB투자증권(다올투자증권 전신)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부동산 IB 자문·주선, 대체투자 등 영업규모가 크게 늘었다.

2019년 장외파생상품 인가 취득 후에는 부동산 IB 매입확약 제공 등 채무보증 관련 영업이 빠르게 확대됐다.

다올투자증권은 2022년 상반기까지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같은 해 하반기 시장이 고꾸라지면서 회사의 기둥이 흔들리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부동산 IB에 특화해 성장한 다올투자증권이 '특화' 증권사의 후유증을 제대로 겪은 셈이다.

이 회장 등 경영진은 부동산 IB에 쏠렸던 사업구조의 폐단을 인정하고 회사 전열을 빠르게 정비했다.

자기자본 대비 과도하게 컸던 부동산 IB 비중을 줄이고 S&T 부문 신설과 함께 리테일 영업을 강화해 사업 구조의 균형을 맞추도록 했다.

수익이 견조했던 다올인베스트를 매물로 일찍이 내놓은 것도 회사를 살리기 위한 이 회장의 결단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반등을 위한 청신호는 켰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로 부동산 PF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된 데다, '2대 주주'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불붙인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아직 남아있다.

2023년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던 다올투자증권이 2024년의 풍파는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투자금융부 온다예 기자)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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