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정책·실적개선 기대도 투심 자극

서울 금융중심지 여의도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증시 부양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만년 저평가 주로 취급되던 증권업종이 수혜를 입으며 연일 주가가 오르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 강화·실적개선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31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은 1.66% 상승 마감해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개별종목별로는 대장주 미래에셋증권이 2.47% 올랐고 대신증권(1.65%), 신영증권(3.48%), 부국증권(7.44%) 등이 크게 오르며 모두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주(22~26일) 주간 수익률로 따지면 증권업은 5.8% 올라 코스피 수익률 0.2%를 웃돌았다.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증권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최근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지표가 낮은 기업을 선정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을 기재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또 공시우수법인 선정 시 가점 부여,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구성된 신규 지수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증시도 지난해 PBR 1배 미만인 상장사에 주가 상승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하면서 크게 오르자 우리나라 정부 정책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워졌다.

증권업은 PBR 1미만의 대표적인 저평가 업종이다. 전날 기준 증권업 PBR은 0.43배로 0.5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증권업과 더불어 보험(0.68), 금융업(0.42), 유통업(0.61), 건설업(0.39) 등도 저평가 업종으로 꼽힌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업종별 상승률 상위에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가 집중된 점은 이례적"이라며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난 20년간 해소되지 못한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도입 예정인 제도로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는 건 자칫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며 "주식시장은 제도 외에도 다양한 요인에 의해 기업가치가 결정된다. 기업의 본질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도 동반돼야 그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이 증권사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국은 기업 스스로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설명, 소통하도록 유도할 계획임을 밝혔는데 이에 따라 향후 기업이 자체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밝힌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업 가운데에서도 가장 크게 올랐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주 주간 수익률은 18.3%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5일 696억원(보통주 1천만주·2우선주 50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알렸다. 지난해 10월 3개월간 보통주 1천만주를 사들인 데 이어 3개월 만에 나온 자사주 매입 결정이다.

LS그룹 품에 안기게 된 이베스트투자증권도 637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고 삼성증권은 배당금을 전년보다 29% 늘려서 제시했다.

안영준 연구원은 "자사주 취득은 자본의 차감(자본조정)으로 이어지지만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자사주를 소각할 시 자본의 변동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유 자사주 비중이 높을수록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이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탓이 큰 만큼 올해 실적은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증권업종은 정통 기업금융(IB) 부문의 실적 개선이 전망되며 지난해 보수적 비용의 기저효과로 양호한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6천억원으로 전주 대비 4.8% 증가했다"며 "투자자예탁금과 신용공여 잔액은 같은 기간 줄었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이 20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영업환경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dy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2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