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상장사들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시장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결책으로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등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 회장은 5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 주가가 13만원 이상까지 오르기 위해선 ADR 상장을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에 대해 과도한 현금 보유를 불필요하다며, 현금 92조원 중 50조원으로 우선주 전체 자사주 매입을 한 뒤 이 중 20조원은 즉시 소각해 주주 환원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나머지 30조원은 ADR을 통해 상장하라고 제안했다.

ADR이란 미국 국적이 아닌 외국 기업이 자국에서 발행한 주식을 담보로 은행을 통해 발행한 증서를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공개(IPO)를 거치는 직접 상장과는 다른 우회상장의 일종이다.

외국인 투자자층을 확대할 수 있고, 달러를 환전 없이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기업 중에서도 신한지주, KB금융, 한국전력, LG디스플레이, 그라비티, SK텔레콤, 포스코, 우리금융지주 등이 ADR을 활용하고 있다.

이사회도 TSMC처럼 글로벌 인사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100% 한국인·한국계 이사로 구성됐지만, TSMC는 10명 이사회 멤버 중 전 브리티시 텔레콤(BT) 대표이사(CEO)나 전 MIT 총장 등이 포함돼있다.

이 회장은 "기업 밸류업 방법은 주주총회까지 갈 필요 없이 이사회에서 결의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향후 순이익의 30~50% 주주환원 약속을 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13만원 이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대해서는 현금 19조원 중 절반을 투입해 우선주 100%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하는 것만으로도 주가가 30만원 이상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로 무수익 자산을 현금화해 주주환원에 활용하라고 제언했다.

현대차가 가진 삼성동 부지 매각을 추진하면 유입 자금으로 미래 모빌리티에 10조원 이상 투자할 수 있으며, 현대건설 지분 21%와 KT 지분 5%를 매각해 유입자금 1조3천억원으로 주주환원을 실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 기업 거버넌스 개혁'을 따라가자고 하며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활용법도 언급했다.

RSU는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도입된 주식보상제도다. 경영성과와 보상이 연동되는 구조라는 장점이 있다. 스톡옵션과 달리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부여할 수 있다.

이 회장은 "한국에서는 RSU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에게 RSU를 줘 경영진과 주주가 한 몸(얼라인)이 되는 효과를 냈다"며 "금융당국도 제도 개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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