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26일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크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스스로 수립해 거래소에 자율 공시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공시하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일본 사례와 유사하다.

도쿄거래소(JPX)는 2022년 4월 기존 5개 시장을 3개 시장(프라임·스탠다드·그로스)으로 통합하면서 시장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지난해 3월에는 프라임·스탠다드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자본 효율성과 주가를 고려한 경영계획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기업 스스로 자본효율성 등을 매년 점검해 미흡한 점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과 진행 상황을 공시하도록 했다.

도쿄거래소는 기업들에 '현황분석→계획수립·공시→실행'의 단계적 이행을 권고하고 연 1회 이상 공시내용을 업데이트하도록 안내했다.

JPX 자본수익성 개선계획 안내사항 세부내용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같은 내용은 의무가 아닌 기업의 자율사항이다.

별도의 공시양식은 없고 기업 경영전략·계획·재무실적 발표 자료나 홈페이지 등에 자율적으로 공표하도록 해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계획 미공시에 따른 직접적인 불이익(상장폐지 등)은 없다.

시장체계를 전면 개편한 이후 일본 증시는 오름세를 타고 있다.

최근에는 당국의 주주 중시 경영 유도책, 엔화약세로 인한 수출 기업의 실적 호조, 미국 증시 상승세 등의 영향으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9,000선을 넘겼다.

지난 22일 닛케이지수는 2.19% 오른 39,098로 마감했다. 장 중 한때는 39,156까지 올랐다.

닛케이지수는 거품 경제 때인 1989년 12월29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38,957)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38,915)를 모두 갈아치웠다. 약 34년 2개월 만의 기록 경신이다.

아울러 도쿄거래소는 기업과 주주와의 의사소통 강화를 독려하기 위해 프라임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내용의 공시를 요구하고 글로벌 투자자 유치를 위해 영문공시도 확대했다. 2025년 3월 이후 프라임 상장법인의 영문공시가 의무화된다.

또 도쿄거래소는 기업의 시장평가를 지원하기 위해 프라임 시장 상장사 중 자본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 높은 150개 기업으로 구성된 'JPX Prime 150 지수'를 지난해 7월 출시했다.

올해 1월에는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ifree JPX prime 150 ETF'를 내놨다. 해당 ETF의 1월 말 기준 운용자산(AUM)은 약 107억엔(약 961억원) 규모에 이른다.

우리 정부도 기업가치 우수 기업을 중심으로 산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올해 3분기 중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해당 지수를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4분기 중 관련 ETF를 상장해 일반투자자들도 투자할 수 있게끔 지원한다.

JPX 프라임 150 지수·ETF 개요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금융위원회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 사례와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우리 기업 현황에 맞게 가이드라인을 보완했다"며 "다양한 인센티브와 지원체계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적극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업이익의 주주환원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매년 우수기업에 대한 표창 수여,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등 세정지원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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