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서울 아파트 구입자금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금융 부담을 나타내는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3년 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모멘트] 얼어붙은 아파트 매매가, 전국 아파트값 13주 연속 하락
(경기 광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전국 아파트 가격이 1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22일 발표한 '2월 셋째 주(19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5% 하락하면서 13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으며 하락폭은 전주(-0.04%)에 비해 다소 커졌다. 반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2% 오르며 서울은 작년 5월 넷째 주부터 40주 연속, 수도권은 작년 6월 넷째 주부터 3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23일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2024.2.23[THE MOMENT OF YONHAPNEWS] superdoo82@yna.co.kr

소득이 높은 대출자 위주로 주택담보대출이 이뤄져 대출을 무리하게 동원한 투자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KB부동산의 2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작년 4분기 KB아파트 담보대출 PIR은 11.8배로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이 지수는 KB국민은행에서 실행된 아파트 담보대출의 아파트 거래가격(중위값)을 대출자의 연소득(중위값)으로 나눈 값으로, 대출자들이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을 경우 집값을 모두 치르는 데 걸리는 기간을 가리킨다.

지난해 4분기 대출 담보가 된 주택가격은 9억2천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8.9% 오른 반면 가구소득은 이보다 큰 폭인 18.5%(7천813만원) 상승하면서 PIR이 낮아졌다.

서울의 KB아파트 담보대출 PIR은 지난 2022년 2분기에 14.8까지 치솟았다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추세 하향했다.

경기도는 9.4배로 2021년 1분기 이후 처음 10배를 밑돌았고 인천은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8.5배로 집계되는 등 수도권에서 공통적으로 하락 추세가 나타났다.

PIR이 낮을수록 주택 구입 부담이 적다는 뜻이지만 KB아파트담보대출 PIR 하락이 곧 주택 구입 부담 완화를 의미하진 않는다.

오히려 가구소득이 집값보다 더 올랐다는 점에서 전분기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아파트 매매를 위한 담보대출을 일으켰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작년 4분기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분위기 속에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공급이 둔화했고 50년 만기 대출도 판매가 제한되는 등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

거래량도 위축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 기준 지난해 4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6천4건으로 전분기 대비 45.2% 감소했다.

대출 가능 금액이 줄자 자금 동원 여력이 있는 가구 중심으로 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부터는 은행권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고려해 대출자 상환 능력을 보수적으로 추정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면서 대출 여력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과도한 상환부담을 예방할 수 있겠으나 대출 가능금액이 줄어드는 만큼 현금자산에 대한 여력을 갖춰야 하므로 아파트 매수 결정을 관망하는 시장 분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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