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42주 연속 오르면서 매매시장에 미칠 영향이 관심을 끌고 있다. 매매가격 하락과 겹치면서 투자목적으로 매입하는 갭투자 수요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주택 가격 급등기의 기억 때문인데 매매가격에 대한 매도-매수자 간의 여전한 시각차, 투자 수요를 받쳐 줄 실수요 부족 등의 이유로 과거와는 다를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작년 5월 넷째 주 이후 42주 연속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3월 첫째 주까지 평균 상승폭만 0.65%에 달했다.

매매가격이 떨어지는 가운데 전세가격이 오르게 되면 두 가격 격차가 줄어 소자본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이른바 갭(gap)투자 수요가 유입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강남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전환한 것도 눈에 띄었다.

서초, 강남, 송파, 강동 등 동남권 전체가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한 가운데 송파는 0.03%로 상승폭을 키웠고 서초는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했다. 강남과 강동도 낙폭을 각각 -0.02%와 -0.03%에서 -0.01%와 -0.02%로 낙폭을 줄여갔다.

지난 2020년 주택가격 상승의 동력이 갭투자였음을 고려할 때 우려되는 대목이지만 아직 매수 심리 자극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주간 매수/매도 시장동향 설문조사에서 서울 응답자들은 매도자가 많다는 응답이 75%로 매수자가 많다는 응답 2.1%를 압도했다.

월간 매매가격전망 설문조사에서도 '보통'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62.1%로 가장 많은 가운데 '약간하락'이 33.3%로 약간상승 3.8%보다 훨씬 많았다.

[출처: KB부동산]

 

[출처: KB부동산]

 

갭투자의 발판이 되는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비율(전세가율)이 2020년에 비해 낮다는 점도 투자수요 유입에는 걸림돌이다.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2.45로 지난 2020년 2월 55.57%, 2021년 2월 56.17%, 2022년 2월 54.63%보다도 낮다.

매매가격 하락세가 둔화하는 강남3구의 경우에도 전세가율이 서초 46.76%, 강남 42.18%, 송파 46.60% 수준이어서 갭투자 유인이 낮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추이
[출처: KB부동산]

 

무엇보다도 투자수요를 뒷받침해 줄 실수요 부족은 자칫 금리 등 거시경제 변화가 심한 상황에서 투자자금을 장기간 묶이게 만드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서울의 주택구입물량지수는 3으로 전국평균 47의 10% 수준에도 못 미쳤다.

서울의 주택구입물량지수가 3이라는 이야기는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가 자기자본과 대출을 통해 서울 전체 아파트 중 3%에 해당하는 아파트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97%의 아파트는 중간소득 가구의 구매력을 벗어났다는 뜻이다.

전직 애널리스트인 광수네 복덕방 이광수 대표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구매여력을 가진 수요는 사고 싶은 구매 욕구와는 구별돼야 한다"며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실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빠른 가격 상승으로 구매여력을 가진 수요 즉 유효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광수 대표는 투자수요가 증가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내리거나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져야 한다면서 "가격 하락 이전에 투자수요가 증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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