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떻게 임영웅을 모신 거죠? 그 비결이 뭐랍니까"

하나금융그룹이 새 모델로 가수 임영웅을 발탁하면서 은행권이 술렁이고 있다.

수많은 러브콜에도 금융업계에 쉽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던 임영웅 씨가 하나금융의 손을 잡자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하는 것은 물론, 큰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3일 가수 임영웅을 새 광고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세대와 성별을 초월한 팬층과 그가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기부활동 등 선행이 그룹의 브랜드 친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임영웅은 무명 트로트 가수에서 지난 2020년 '미스터트롯'에 출연하면서 단숨에 슈퍼스타가 됐다.

뛰어난 가창력과 외모, 겸손한 이미지에 50대 이상 장년·노년층을 중심으로 독보적인 팬층을 구축하며 트로트 전성시대를 열었다.

임영웅 콘서트 티켓은 최고의 효도상품으로 여겨지며 전국 어디에서든 매진을 거듭하고 있다.

임영웅의 고향, 그가 고구마를 팔았던 합정역 7번 출구나 단골식당, 뮤직비디오에 나왔던 장소 등 임영웅의 발자취를 따라 '웅지순례'를 떠나기도 한다.

트로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깬 것은 물론, 젊은 층도 공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세대 통합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는 현재 국내 최고 광고모델이다.

'임영웅을 모셔 오기만 하면 10년 농사는 다 지은 거다'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금융권에서도 수년 전부터 임영웅을 광고모델로 검토 안 해본 금융회사가 없다.

비싼 몸값을 감내하고라도 영입하기 위해 적극 뛰었지만, 높은 벽에 번번이 실패했다.

축구선수 손흥민과 가수 안유진에 이어 대어급 모델 임영웅을 영입한 것을 두고 금융권은 물론, 광고업계에서도 "놀랐다"는 반응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2월 브랜드평판지수에서 임영웅은 148만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작년 12월 조사에선 1위였다. 지난달 1위는 또 다른 하나금융 광고 모델인 손흥민(187만점)이었다.

하나금융은 작년 하반기부터 '임영웅 모시기'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물밑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영웅 효과는 즉각적이다.

지난 15일 하나은행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공개된 15초 분량의 티져영상은 닷새 만에 금융회사 동영상으로는 이례적으로 조회수가 400만에 육박했다.

하나은행 유튜브 구독자 수도 광고 모델 선정 발표 전 18만명에 불과했던 것이 며칠 만에 21만명으로 폭증했다.

영업점도 '임영웅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주거래 은행을 바꾸고 자동이체 20건, 예·적금 상품까지 한 번에 가입하고 가는 고객도 있다. 사은품은 임영웅 포스터 하나면 충분하다.

한 하나은행 영업점 직원은 "임영웅 포토카드가 나오면 꼭 챙겨놔 달라고 신신당부하며 신용카드까지 추가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손님도 있다"고 귀띔했다.

임영웅 공식 카페 등에는 하나은행에 자산관리를 맡기고 인증사진을 올리는 등 팬심이 제대로 발동하고 있다.

금융권은 임영웅이 불러올 '나비효과'에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한 은행 관계자는 "광고모델은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소로, 소비자의 신뢰와 관계 강화에도 중요한 전략이 된다"면서 "하나은행이 직접적인 실적 개선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금융부 이현정 기자)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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