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KT&G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방경만 KT&G 차기 사장 후보
[제공: KT&G]

 

KT&G가 방경만 대표이사 등 2건의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한 데 이어 IBK기업은행과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측에서도 주주제안으로 각각 사외이사 후보를 낸 데 따라서다.

KT&G의 의결권은 분산되는 반면 기업은행과 FCP는 이번에 도입된 집중투표제로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에 몰표를 주면서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오는 28일 대전광역시 대덕구 KT&G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에서는 대표이사 사장 방경만 선임의 건과 사외이사 임민규 선임의 건, IBK기업은행의 주주제안 안건인 사외이사 손동환 선임의 건, FPC 주주제안 안건인 사외이사 이상현 선임의 건이 상정된다.

KT&G는 이번 주총에서 FCP의 제안에 따라 이사 2명 선임의 건에 대해 4명의 후보 중 2명을 집중투표 방식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KT&G 관계자는 "정당한 주주권 행사를 항상 존중한다"라며 "이번 주주총회에도 주주제안의 취지를 존중해 이견 없이 주주제안 안건을 모두 상정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KT&G 안팎에서는 이번 주총에 도입된 집중투표제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단순투표제와 달리,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KT&G처럼 이사 2명을 선임하는 경우 1주를 가진 주주는 2표의 의결권을 가지며 2표를 모두 한 사람에게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를 추천한 기업은행과 FCP측이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에 몰표를 주는 방식으로 KT&G 경영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드러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백복인 현 사장이 연임하던 2018년에도 KT&G의 사장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 2명을 추천했지만 주총에서 부결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KT&G의 사외이사 선임이나 사장후보 선임 절차 등에 문제들이 지적됐고 주주들이 이에 대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이런 관점에서 주주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KT&G 지분 0.5% 안팎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FCP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와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지난해 추종 때와 달리 이번에는 이상현 대표가 직접 사외이사 후보로 나섰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소액주주들의 표를 위임받는 방식으로 세를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현 대표는 KT&G 전현직 이사들이 자사주를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하는 대신 재단·기금에 무상 증여해 회사에 1조원대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대표 소송도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움직임도 변수다.

FCP는 국민연금에 KT&G 대표 선임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기업은행과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으로 오른 사외이사에게 몰표를 던질 경우 방경만 수석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안이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사 선임안은 집중투표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표를 많이 받은 순서대로 2명이 이사에 선임된다.

KT&G의 최대 주주는 지난해 6월 말 현재 지분 7.12%를 보유한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다.

기업은행은 지분 6.93%, 국민연금은 6.31%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 비율은 60.36%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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