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시장의 기대보다 지연되면서 고금리 장기화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투자 대출의 연체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경기에 후행하는 PF 리스크의 현실화 과정이 연내 부동산 시장에 지속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 또한 크다. 주택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한 논의와 대책 마련이 한창이다.

주택건설경기 부진 속에서 해소되지 않은 미분양 리스크와 수요시장 위축이 심화된 지방 주택시장의 경우 거래량이 줄고,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급 정상화 및 주택시장 회복까지 상대적으로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연내 회복 속도가 더딜 전망이다. 지방 미분양 주택 투자 및 청년층 중저가 분양 지원책이 발표됐지만 그 효과에 있어서는 시장 반응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수도권에서도 고금리 부담에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요시장이 위축된 모습이다.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스트레스 DSR이 단계별로 시행에 들어갔고, 저금리 영끌투자로 주택시장의 주요 수요로 부상했던 20~30대 수요가 빠르게 감소했다. 서울 중저가 아파트 거래는 물론 청약시장에도 청년층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서울 고가 아파트 투자는 불확실성이 크다. 전반적인 주택 부동산 시장의 조정 우려와 달리 회복 기대감을 높여줄 여건들이 혼재된 상황이다. 부진한 주택 거래도 강남권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1~2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급 부족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인허가 및 착공 감소는 물론 당장 서울의 연내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부족해 상대적인 가격 회복 가능성이 있다.

전세 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사고 증가로 인해 전세수요가 아파트에 집중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전국적으로 비아파트 임대시장에서는 전세 리스크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이 예상되지만, 서울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새 아파트 입주 감소와 맞물려 아파트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 정책 또한 화두인데, 4월 총선 이후 결과에 따라 좀 더 구체적인 지원과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주택공급 관리 방안이 진척을 보인다면 서울 주요 아파트지구 및 수도권 신도시 재건축 사업 속도 또한 개선될 수 있다.

주택공급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고물가 및 아파트의 품질과 비례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아파트 분양가격을 예상할 때 아직은 민간 분양가상한제가 일정 부분 적용되고 있는 아파트 가격에 대한 경쟁력이 인정된다. 양호한 입지와 상품성을 갖춘 신규 분양 아파트와 입주 연차가 오래되지 않은 저가 매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예상된다.

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실질적인 금리인하 시기와 그 인하 폭이 중요하겠으나, 연내 금리인하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기자본 활용이 가능하고 강화된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이 덜한 소득 상위계층을 중심으로 투자성이 높은 서울 고가 아파트를 저점매수 하려는 움직임이 예상된다.

저성장과 저출생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주택 투자 포트폴리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주택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과 정상화까지 소요 시간과 투자 리스크를 고려할 때 안전하고 선호도 높은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높은 주택가격과 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면서 서울 고가 아파트 중심의 '똘똘한 한 채' 전략이 유효할 전망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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