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사령탑 내려오는 김신 대표…"마지막까지 최선"

김신 SK증권 사장
[SK증권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증권가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김신 SK증권 대표가 10년간 지키던 사령탑 자리를 후임에 내줬다.

대표 지위에선 물러나지만 회사에 남아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성장 사업 발굴에 몰두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7일 연합인포맥스에 "대표 자리는 내려놓지만 새로운 영역의 수익 사업에 도전해볼 기회를 얻게 됐다"며 "신수종 사업을 발굴해서 회사가 밸류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예컨대 디지털이나 기후금융 사업, 성장 잠재력이 있는 해외 지역의 금융 사업 등이 신수종 사업이라 할 수 있다"며 "새로운 성장 사업을 모색해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 전우종 각자대표를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들이 오는 25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되면 SK증권은 김신·전우종 각자 대표 체제에서 전우종·정준호 각자 대표 체제로 바뀌게 된다.

SK증권은 김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뒤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업황이 나빠지면서 부진을 겪었다. 잠정집계된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2% 줄고 당기순이익은 15억원으로 82.9% 감소했다. 채권 관련 수익은 증가했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실적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리테일 증권사로서 시장 지위도 약해지는 모습이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에 비해 영업순수익 대비 비중이 높은 투자중개(위탁매매) 부문의 시장점유율은 2018년 말 2.0%에서 지난해 9월 말 1.3%까지 하락했다.

김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고 신사업 발굴에 뛰어들게 된 것도 실적 개선을 향한 돌파구를 찾기 위함으로 보인다. 회사 내부에선 구체적인 전략 방향을 놓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끌며 업계 신임을 쌓아온 김 대표는 "오는 25일 주주총회 때까지 회사 대표로서 역할을 이어가게 되는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을 밝혔다.

바통을 이어받게 될 전우종·정준호 각자 대표에 대해선 "인성도 좋고 실력까지 갖추고 있어 회사가 계속 발전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 대표 체제로 전열을 가다듬은 SK증권은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를 사외이사로 파격 내정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SK증권은 전일 공시를 통해 주총에서 박 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고 밝혔다. YTN 사장을 지냈던 최남수 서정대 교수도 사외이사 후보로 올랐다.

2019년부터 KB증권 대표를 지낸 박 전 대표는 지난해 말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직무정지 중징계를 받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박 전 대표는 중징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중징계 처분의 효력이 일시 정지된 상태다. 1963년생 동갑내기인 김 대표와 박 전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 동기로 친분이 두텁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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