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나포 위해 비행하는 예멘 반군 헬기
(호데이다[예멘] EPA=연합뉴스) 예멘 후티 반군 헬기가 19일(현지시간) 홍해에서 항해 중인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 위를 비행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날 이스라엘이 운용하는 선박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한 뒤 '갤럭시 리더'호를 나포했으나, 해당 선박은 영국 소유로 일본 해운사가 운용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미디어 센터 제공] 2023.11.21 besthope@yna.co.kr

 


(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 등으로 홍해 지역의 위험이 이어지면서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 감소세가 뚜렷하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공격이 시작된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간 대(對)EU 수출은 217억9천5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8% 감소했다.

이전에도 수출이 들쭉날쭉하긴 했지만 지난해 대EU 수출은 후티 반군의 공격이 본격화하기 전까지 전년보다 증가세였으나 예멘 불안이 커진 작년 12월에 19.9%로 큰 폭 줄었다.

우리나라는 대EU 수출의 80%를 해상운송에 의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자동차 수출이 28.3% 줄었고 일반기계 수출도 24.1% 감소했다.

산업부는 자동차의 경우 고금리로 신차 구매수요가 줄며, 일반기계는 현지 진출기업의 설비투자가 막바지로 추가 설비 구입이 줄며 수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홍해 사태의 여파도 제품 인도를 지연시키는 등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자동차는 대EU 수출 물량의 99.8%, 석유화학은 99.7%, 철강은 98.7%를 바닷길로 운송한다.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최근 보고서에서 운항 일수가 늘고 항만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한국 등 아시아 전역의 수출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우 수에즈 운하를 이용할 때보다 운항일수가 편도 기준으로 12~14일 더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수출 때 항만 체류시간이 11.3일로 일본(13.0일) 다음으로 길었다.

[자료:EIU]

 


EIU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 이른 시일 안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아시아 경제성장률을 최소 0.2%포인트(p) 끌어내리고 물가는 0.3~0.4%p 가량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제조업체들이 아시아 공급망에 의존하기보다 최종 판매처 인근에서 부품을 조달하려고 함에 따라 아시아로의 투자도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 물류비, 선복 확대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기업들의 납기 차질이 없도록 홍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중"이라며 "상황 악화 시 단계별로 지원 강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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