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유통 대기업 오너가 후계자들이 잇따라 그룹 내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룹 내 핵심 보직을 맡으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승계 구도를 다지는 모양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282330]은 오는 2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BGF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홍정국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홍정국 BGF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 부회장은 홍석주 BGF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13년 BGF리테일로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부문장을 거쳐 그룹 지주회사인 BGF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11월 경영진 인사에서 BGF 부회장 겸 BGF리테일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홍 부회장이 그룹 주력 계열사인 BGF리테일 사내이사에 오른다면 그룹 내 역할과 책임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앞선 지난 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8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제공: 신세계그룹]

 


정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동갑내기 사촌지간으로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서양사학과 재학 중에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1995년 27세의 나이에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입사해 1997년 기획조정실 상무, 2000년 경영지원실 부사장, 2006년 부회장이 됐다.

정 회장이 승진한 배경에는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등 국내외 이커머스가 빠르게 신장하면서 토종 유통 공룡 대기업들을 위협하는 현실이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로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1천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3% 줄어들었다.

다만 정 회장이 사내이사를 맡지 않으면서 법적 책임은 부담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 인적 분할을 앞둔 지난 2010년 3월 신세계, 이듬해 5월에 이마트의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됐다가 인적 분할 작업이 마무리된 뒤인 2013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물러나고선 11년째 비등기로 남아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452260] 전략본부장 역시 올해 1월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김동선 한화 부사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부사장은 한화로보틱스의 전략기획 부문 총괄과 한화호텔앤리조트 전략부문 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유통 분야에서 첫 성과를 냈다.

지난달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을 한화푸드테크로 사명을 변경하고 푸드테크 구현을 위해 한화의 로봇 전문 계열사인 한화로보틱스와 적극 협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화그룹 삼형제 중 경영 참여가 가장 늦은 만큼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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