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다음 주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고위 관계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을 할 수 없는 '침묵 기간'(blackout period)이라 그들의 속내를 직접 엿볼 순 없지만, 올해 투표권자 중 한명인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뉴욕증시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의 랠리를 걱정스레 살펴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대형 기술주가 주로 포진한 나스닥 100지수(빨간색)와 비트코인(파란색) 가격 추이.
데이터 출처: 연합인포맥스.

 


보스틱 총재는 지난 4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섣부른 금리 인하가 그동안 연준이 거둔 긴축의 성과를 되돌릴 수도 있어 유념하고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침묵 기간에 접어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내놨던 메시지다.

보스틱 총재는 해당 연설에서 "금리 인하 신호가 주어질 경우 억눌린 충만감(pent-up exuberance)이 터져 나와 인플레이션에 상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이런 위험은 "앞으로 몇 달간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uberance'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에 의해 사용돼 지금까지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주 거론되는 표현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지난 1996년 연설에서 "irrational exuberance"(국내에서는 '비이성적 과열'로 주로 번역됨)라는 말을 들고 나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었다

보스틱 총재 역시 'exuberance'라는 단어에 담긴 이같은 사연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침묵 기간 직전에 '그린스펀의 용어'를 꺼내 들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보스틱 총재는 지난해 12월 FOMC 당시 금리 전망치를 제출할 때, 자신은 올해 두 번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이후 밝힌 바 있다. 온건 비둘기파 성향을 주로 보여온 인물이지만 점도표(dot plot)의 중간값(올해 세 번 인하)보다 더 높은 전망치를 써냈던 셈이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사진 출처: 애틀랜타 연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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