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도 찾는 도쿄 부동산…비싸면 잘 팔려"
"자산 가치 방어하는 부동산 관리 서비스 탁월"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아자부다이 힐즈

 


(도쿄=연합인포맥스) 서영태 송하린 기자 = 일본에서 가장 높고 럭셔리한 건물. 작년 말 도쿄 미나토구에서 완공된 아자부다이 힐스 이야기다.

오피스·럭셔리 주택으로 구성된 330미터 높이의 모리JP타워와 호텔·럭셔리 주택으로 이뤄진 레지던스A 빌딩이 감싸는 공원에는 에르메스와 디올 등 명품 매장이 자리 잡았다. 도시 속 도시를 지향하는 아자부다이 힐스에는 쇼핑몰은 물론 영국 국제학교와 미술관, 음식점까지 입점해 단지를 벗어나지 않는 생활이 가능하다.

아자부다이 힐즈를 빚어낸 일본 부동산 개발업체 모리빌딩 컴퍼니는 도시재생이라는 테마에 맞춰 롯폰기 힐즈, 도라노몬 힐즈 등도 선보이며 도쿄 부동산 풍경을 바꿔낸 곳이다.

일본 개발업계가 20~30년 동안 도쿄도와 합을 맞춰 도시를 변화시키자 인구 감소를 우려해야 하는 일본에서도 도쿄만큼은 활력이 넘치고 있다.

◇ "일본에서도 도쿄 부동산은 긍정적"

15일 연합인포맥스와 만난 대신증권의 나미선 연구원은 "일본 전체가 긍정적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도쿄만큼은 굉장히 좋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투자자도 일본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지난 1년간 일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5위 안에 '넥스트 펀드 리츠 인덱스 ETF'와 '아이셰어즈 코어 재팬 리츠 ETF'가 포함됐다.

나 연구원은 "한국 고액자산가가 슈퍼 엔저 속에서 일본 럭셔리 주택을 세컨드 하우스로 매수하는 사례도 상당히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나 연구원은 이바라키국립대학교에서 생활디자인과 주거를 공부한 뒤 일본계 부동산 회사에서 근무한 일본 부동산 전문가다. 2020년부터 대신증권에 합류해 장기전략리서치부 소속으로 장기적인 대안투자를 연구하는 그는 일본에서 가장 주목할 자산으로 레지덴셜(주거용) 부동산을 꼽았다.

나미선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 연구원

 


나 연구원은 "지난해 여름 이후부터 장기 기관투자자의 문의가 급증했다"며 "임대주택의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투자할 곳이 일본 밖에는 없다는 인식"이라고 말했다.

레지던셜 중 아파트처럼 여러 가구가 모여 사는 멀티 패밀리 자산이 주목받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맨션(아파트) 한 동 또는 여러 동을 포트폴리오에 담아 임대료를 받는 방식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기관 중에서는 블랙스톤이 일본 레지던셜(주거용)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다. 한국에선 지난해 행정공제회가 일본 멀티 패밀리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한 뒤 재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 "도쿄를 넓게 봐야…부동산 관리 서비스도 강점"

한국 기관의 일본 부동산 투자는 한정적이다. 일본에서도 도쿄, 그중에서도 도심 관광지인 긴자·롯폰기·신주쿠 등에 위치한 부동산에 집중한다. 한국 출자자(LP)로부터 자금을 끌어오고, 리테일 고객에게 펀드를 재판매할 때 지역의 인지도가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연구원은 도쿄 중심의 5구만 볼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더 넓은 시야로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도쿄 5구는 치요다구·주오구·미나토구·시부야구·신주쿠구 등으로 서울의 종로구·중구와 강남3구를 합친 성격을 가진 지역이다.

나 연구원은 "도쿄 전체 23구의 인구와 면적은 서울 규모와 비슷하다"며 "도쿄 5구에만 관심 갖는 것은 강남 3구만 지켜보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자산 가격도 상승하는 흐름이다. 나 연구원은 "버블 경제 이후 사상 처음으로 도쿄 23구의 신축 맨션 평균 분양가가 1억 엔을 웃돌았다"며 "초고가 럭셔리 맨션 등이 비쌀수록 많이 팔렸던 한 해"라고 설명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의 또다른 매력은 애프터 서비스다. 부동산은 장기 투자처이기에 자산의 관리가 중요한데, 일본에는 뛰어난 역량을 갖춘 부동산 관리 회사가 즐비하다는 설명이다. 일본 부동산 관리 회사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임차인과 소통하며 수요를 충족시킨다. 특히 거품 붕괴와 장기 저성장을 경험했기에 불안정한 시기에 자산 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노하우를 축적해왔다고 나 연구원은 설명했다.

나 연구원은 "부동산 관리는 오랜 시간 축적해온 노하우가 중요한 영역"이라며 부동산 관리 회사 덕분에 "일본 부동산 시장은 투자 스트레스가 아주 적은 곳"이라고 조언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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