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한국전력이 연료비 급등의 여진을 겪으면서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해 집행한 연구개발비는 3천4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연구개발비는 2016년에 4천466억원까지 늘기도 했으나 이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연구개발비가 연속 감소한 최근 2년은 유가 등 연료비가 치솟는데도 전기료를 올리지 못해 한전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시기와 맞물린다.

특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지난해 0.4%로 2015년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전기료를 인상하면서 매출이 23.8% 늘었지만 그만큼 연구개발비를 늘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2021년부터 쌓인 적자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연구개발이 비용 지출의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난 2021년 5조8천466억원, 2022년 32조6천552억원, 2023년 4조5천416억원 등 연거푸 영업손실을 기록해 3년 누적 적자가 43조원이 넘는다.

수익 없이 차입에 의존하면서 한전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202조4천억원에 달했다.

연구개발은 불확실한 경영 상황을 극복하고 기업의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꾸준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한 분야다.

한전은 누리집에 사업 분야를 소개하며 연구개발과 관련해 "전력산업 미래 트렌드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 사업을 선정해 미래 전력시장을 리드하겠다"고 적었다.

김동철 한전 사장도 취임사에서 업계 선도를 위한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한전의 재무 악화로 앞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이 지체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한전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재무상황이 나빠졌지만 연구과제 조정 등으로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은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핵심기술 개발로 전력공급 비용은 줄이고 새 수익을 창출해 미래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은 올해 저가 고안전성 아연-이산화망간(Zn-MnO2) 수계 이차전지 개발, 가공배전선로 활선작업 로봇 시스템 개발 등의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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