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난해 한국 주식 순매도…미국·영국은 순매수

자료:금융감독원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정상화 속 한국 주식시장 참가자가 그 영향을 가늠하고 있다. 우리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큰손'으로 활동했던 일본 투자기관의 자금이 본국으로 환류할 가능성 때문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일본은 한국 주식을 14조8천650억 원가량 보유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 보유 주식 중 차지하는 비중은 2.0%다. 외국인 중에선 미국 투자자가 303조9천240억 원에 달하는 한국 주식을 보유, 압도적인 비중(39.9%)을 차지했다. 그다음은 영국(10.1%)·싱가포르(7.4%) 순이다.

최근 일본은 한국 주식을 처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580억 원)·12월(360억 원)·1월(920억 원)·2월(810억 원)에 총 2천67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12월에만 순매도했고, 영국은 4개월 연속으로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일본은 지난해 전체를 기준으로도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총 4천100억 원어치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지난해 한국 주식을 4조3천810억 원, 1조9천690억 원어치씩 순매수했다.

일본 투자기관이 중앙은행의 금리 정상화로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해나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란 이자비용이 매우 낮은 나라에서 돈을 빌린 뒤 비용보다 더 큰 수익을 안겨줄 나라에 투자하는 기법이다.

그동안 일본 투자기관은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추구했다. 일본은행이 2016년부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하는 등 초저금리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그런 일본은행이 달라지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19일 연 -0.1%였던 기준금리를 0.01%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끝났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대규모 완화에서 "보통의 금융정책"으로 전환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은행권은 잇달아 금리를 올리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 참가자가 일본 투자자의 귀국을 예상하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일본은행의 금리 정상화로 인한 영향은 아직 크지 않다"며 "일본은행의 정책 변경 이후에 엔화가 오히려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일본은행의 변화를 예견하고 선반영해왔다는 분석이다.

그는 "일본은행이 플러스 금리로 전환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에다 총재는 전날 마이너스 금리 해제 이후 "현시점의 경제·물가 전망을 보면 당분간은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일본은행이 완화적인 금융정책을 서서히 정상화하는 가운데 20조 달러(약 2경6천700조 원)으로 추산되는 엔 캐리의 청산도 굼뜰 가능성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는 느릿한 쓰나미일 전망"이라며 "더 높아진 일본의 금리가 시장을 하룻밤에 재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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