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 막을 내부통제 대책 주주 승인 받는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잇따라 터진 금융사고로 비판을 받아온 은행권이 사전적으로 사고를 막기 위한 강력한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평가를 받는다.

금전적 손실에 더해 브랜드 평판 실추는 물론 금융당국으로부터의 각종 제재가 불가피한 금융사고를 낸 경우 주주들의 강력한 질타도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주요 금융지주는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이사회 차원의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해 주총 안건으로 올린다.

◇내부통제위원회 설치…이사회 책임도 강화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올해 정기주주에서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한다.

DGB금융은 작년 대구은행에서 불법 계좌개설 사고가 발생했던 만큼 대구은행에서 은행장과 이사들로 구성된 내부통제혁신위원회를 신설했고, 이를 지주 차원으로 확대해 그룹 전체적인 내부통제 강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도 올해 정기주총에서 내부통제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개정을 다룬다.

카카오뱅크는 금융사고가 발생하진 않았으나, 은행 자체적으로 내부통제 관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내부통제위원회 설치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주총에서 정관 규정을 진행한 뒤 오는 7월 이후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은행권이 내부통제위원회 설치를 준비하는 것은 금융사고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에서 대규모 대출 횡령 사고가 발생하고, 경남은행에서는 수천억원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고도 있었다.

국민은행에서는 직원들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악용한 사례가 나왔고,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에서도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하는 등 내부통제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들이 잇따랐다.

이에 국회에서는 지난해 12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금융사는 임원에 대한 책무구조도를 작성해 경영진 차원의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이사회에서도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에 대한 심의·의결사항을 추가하고, 소위원회로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도록 개정되면서 이에 대한 설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내부통제는 지배구조 문제…사외이사도 전문가 선임

이사회의 내부통제 책임이 강화되면서 주요 금융지주는 사외이사에 내부통제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했다.

KB금융지주는 이명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는데, 이 연구위원은 금융연구원에서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 기업부채연구센터장을 역임하는 등 리스크관리 분야의 전문성을 갖췄다.

우리금융캐피탈과 저축은행중앙회 등에서 사외이사를 한 경험도 있고, 금융정책 자문역할을 수행하면서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주영섭 전 관세청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관세청장 재임 시절 불법 외환거래, 자금세탁 단속 등을 강력히 추진했고, 특히 자금세탁 관련 사례와 지식이 해박해 그룹 내부통제 체계 수준을 개선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하나금융은 기대하고 있다.

그간 내부통제는 리스크관리와 사후 점검 등에 중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는 영업과 더불어 금융사 경영의 한 축으로 거버넌스(G)의 이슈가 되고 있다.

내부 감사와 같은 좁은 영역의 내부통제에서 벗어나 상품 판매 과정의 의사결정, 사고 예방 프로세스, 업무 절차 점검, 직원에 대한 업무 분리, 내부회계관리제도 등 내부통제가 금융사 업무 전반으로 확장하면서 의사결정자들의 역량도 중요해진 셈이다.

또한, 회계 및 법률 등 직접적인 내부통제 관련 업무 역량이 아니더라도 현업 출신의 사외이사를 적극 영입하면서 전문성을 통한 업무 과정의 취약점 발견 등 전반의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개선하도록 사외이사 선임 방향성이 형성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사회가 직접적으로 내부통제를 관리하도록 제도가 개선되는 만큼 적정한 사외이사 선임도 중요하다"며 "준법 감시나 감사부서뿐 아니라 은행 경영의 전반에 내부통제가 녹아들어야 하는 만큼 내부통제가 중요한 지배구조 이슈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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