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이번 주(3월25일~29일) 서울 채권시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국의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주시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비둘기파적(도비쉬)으로 해석된 FOMC 회의와 PCE 물가 경로가 큰틀에서 궤를 같이하며 금리 하방 압력이 강해질지가 관건이다.

이와 함께 작년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등도 발표된다.

수급상으로는 25일에는 국고채 5년물 입찰이 2조5천억원, 26일에는 국고채 20년물 입찰이 8천억원 규모로 예정되어 있다. 29일에는 모집방식 비경쟁인수를 통해 국고채 3년과 10년물을 3천억원과 2천억원, 30년물을 3천억원 발행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오후에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출범식을 개최한다. 28일에는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다.

기재부는 26일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발표하고 올해 조세지출 기본계획 수립안을 공개한다. 28일에는 4월 재정증권 및 국고채 발행계획을 내놓는다. 29일에는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한다.

한국은행은 26일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28일에 4월 통화안정증권 발행계획과 금융안정 상황(2024년 3월)을 발표한다. 29일에는 작년 4분기 중 시장안정조치 내역과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도 공개한다.

대외 지표로는 28일에 미국의 작년 4분기 GDP 확정치가, 29일에는 2월 PCE 가격지수가 발표된다. 29일에는 성금요일로 인해 미국 등 주요국 금융시장이 휴장한다.

◇ 강세 플래트닝…예상을 벗어난 '비둘기' FOMC

지난주(3월18일~3월22일) 국고채 3년물 금리(민평금리 기준)는 일주일 전보다 1.8bp 내린 3.287%, 10년물 금리는 4.6bp 내린 3.364%를 나타냈다.

10년과 3년 스프레드는 10.5bp에서 7.7bp로 축소되면서 수익률곡선이 평탄해졌다.(커브 플래트닝)

이번주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주간이었다.

우선 일본은행(BOJ)과 호주중앙은행(RBA)이 화요일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하면서 시장의 경계심을 키웠다.

BOJ는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고 단기금리를 0~0.1%로 인상했다. 10년물 수익률 목표치를 없애면서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도 폐지했다. YCC가 끝난 뒤에도 현재 국채 매입 규모는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일본 부동산 리츠(J-REIT)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완화적 금융환경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호주중앙은행(RBA)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

이틀 후 열린 FOMC 회의는 도비쉬하게 해석됐다.

21일 새벽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3회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내년과 내후년 금리 전망치는 상향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초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전체 스토리를 바꾸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2%를 향한 울퉁불퉁한 길로 내려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외에 스위스중앙은행은 주요국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하며 완화적 기조로 돌아섰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은 금리를 동결하긴 했으나, 소수 의견에 금리 인상 의견이 사라졌다.

지난주 국고채 10년 입찰에서는 금리 3.420%에 2조9천억원이 낙찰됐다. 총 9조1천560억원이 몰렸다.

국고채 30년물 교환의 경우 금리 3.336%에 4천억원이 낙찰됐다. 응찰 규모는 1조2천820억원이었다.

지난 19일 만기일을 맞은 국채선물에 대한 롤오버(월물교체)도 원만하게 진행됐다.

주 후반에는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등 아시아통화가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22일 151.853엔까지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11월1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위안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7.2위안을 상회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4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최근 전세계적인 글로벌 공급 충격이 완화되면서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는 근원 물가가 2%대로 상당히 안정돼 기준금리도 인하될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기대가 형성되면서 내수 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에도 함께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정부가 기준금리 결정 등 한국은행 통화정책에는 중립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6만157계약 팔았고, 10년 국채선물은 1만1천861계약 순매도했다.

주요국 장기금리 가운데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10.9bp 하락했다. 호주 10년 국채 금리는 9.56bp, 일본 10년 국채 금리는 4.92bp 내렸다.

◇ PCE 경계 팽배한 장세…향후 향방 결정

시장 참가자들은 '비둘기' FOMC 이후 PCE 지수 발표를 또 한 번 확인하고자 하는 경계감 높은 장세가 이어지겠다고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FOMC 회의에서 1명의 위원만 의견을 변경했어도 올해 인하 횟수는 2회로 축소될 수 있었다"며 "내년과 내후년, 장기전망 중간값은 소폭 상향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가운데 PCE 물가 경로가 예상치를 충족할 경우 이러한 기대가 정당화될 것"이라며 "다만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6월 인하 기대가 축소될 수 있어 이번주 PCE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을 제외하고는 현재 4.2% 수준의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재차 급등할 만한 뚜렷한 재료는 부족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FOMC에 대한 경계감은 줄었지만 펀더멘털, 특히 물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미국 PCE지표에 앞서서도 경계감이 일부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달리 경기 침체 우려가 더 높고 총선 등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어 금리 디커플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문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총선을 앞두고 다양한 정책 변수가 등장할 수 있다"며 "미국과는 다르게 국내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고 총선을 위한 완화 기대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미국과 국내 금리의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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