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25~29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미국과 다른 주요국들의 경제 펀더멘털과 예상되는 금리 인하 사이클을 서로 견주며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어쨌든 올해 금리를 내리겠다는 신호를 명확히 제시하면서 연내 세 번 인하 방침도 그대로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유로존과 영국 등도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고개를 들면서 달러화를 오히려 밀어 올리는 모양새다.

당장 주목할 것은 일본과 중국 외환당국의 움직임이다.

달러-엔 환율은 1년여 전 일본 당국의 마지막 개입을 촉발했던 레벨에 거의 근접한 상황이다. 역외 달러-위안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돌연 뛰면서 중국 당국의 의중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지난주 달러 동향

지난주 달러화는 연준이 비둘기파적 성향을 재차 드러냈음에도 강세를 나타냈다. 엔과 유로, 파운드, 스위스프랑 등 주요 통화들은 일제히 달러 대비 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달러-엔은 전주대비 1.59% 상승한 151.410엔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로-달러 환율은 1.08060달러로 0.75% 하락(유로 대비 달러 강세)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깜짝' 금리 인하에 달러-스위스프랑은 한주 동안 1.56% 올랐다. 파운드-달러는 잉글랜드은행(BOE) 안에서 금리 인상파가 사라진 가운데 1.04% 밀렸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한때 104.496까지 올라 지난 2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이달 12일부터 21일까지 내리 오름세를 보였다.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엔화 약세는 멈추지 않았다.

달러-엔은 살짝만 더 오르면 2022년 10월의 개입 레벨(151.942엔)에 닿게 된다. 작년 11월 달러-엔이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을 때는 개입을 경계하고 있던 시장이 '반사적으로' 엔화 매수를 발동, 엔화 약세 흐름을 되돌렸었다.

달러-엔 환율 추이.
데이터 출처: 연합인포맥스.

역외 달러-위안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0.75% 뛰면서 단숨에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지난 22일 송고된 '[중국증시-마감] 위안화 4개월 만에 최저치에 주가 하락' 기사 참고)

역외 달러-위안 환율 추이.
데이터 출처: 연합인포맥스.

◇이번 주 달러 전망

지난주 달러인덱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가 나온 당일(20일)에만 하락했을 뿐이다. 이후로는 SNB의 금리 인하가 글로벌 완화 사이클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면서 달러화를 다시 끌어올렸다.

시장은 주요국 중에서 경제 펀더멘털이 가장 나은 곳은 미국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을 갖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다른 주요국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금리 인하 행보를 맞춘다면 '그래도 결국 달러'라는 인식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일본이 개입에 나선다면 달러 강세가 주춤할 수 있으나, 일본은행(BOJ)이 강력한 긴축 드라이브를 걸만한 형편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엔화 약세의 도도한 추세를 되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HSBC는 보고서에서 "(일본)국내 환경이 긴축을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BOJ가 더 매파적 기조로 돌아서는 것은 여전히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위안화의 약세를 더 용인하면 한국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들도 덩달아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 달러화 강세의 추가적 동력이 될 수 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대부분 서방 주요국의 외환시장은 '성금요일'을 맞아 29일은 거래를 쉰다.

휴장일이지만 이날엔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2월치)가 발표된다, 제롬 파월 의장은 샌프란시스코 연은 주최 콘퍼런스에서 대담에 나선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27일 연설이 예정돼 있다. 월러 이사의 논조가 이전보다 더 매파적일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우려는 가까스로 해소됐다. 미 상원은 시한을 2시간가량 넘긴 23일 새벽 1조2천억달러 규모의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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