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27일 도쿄환시에서 달러-엔 환율은 일본은행(BOJ) 매파 위원의 신중한 발언에 1990년 이후 최고치(엔화 가치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인포맥스 해외 주요국 외환 시세 화면(6411)에 따르면 오전 11시43분께 달러-엔 환율은 장중 151.966엔까지 올라 지난 1990년 6월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전 고점인 작년 11월13일 151.940엔, 실개입이 있었던 2022년 고점인 151.942엔을 넘었다.

오후 2시 4분 현재 달러-엔은 뉴욕 대비 0.08% 오른 151.664엔을 기록 중이다.

일본은행의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다무라 나오키 정책심의위원이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해 환율 레벨이 높아졌다.

다무라 위원은 아오모리현 금융경제간담회에서 "천천히, 그러나 착실히 금융정책 정상화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례적인 대규모 금융완화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 물가 안정 목표를 지속적, 안정적으로 실현한다는 관점에서 적절히 금융정책을 운영해 나가겠지만 현 시점의 경제·물가 전망을 전제로 하면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다무라 위원의 발언이 다소 비둘기파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달러-엔이 전고점을 뚫자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나왔다.

스즈키 이치 일본 재무상은 "(엔화의)지나친 움직임에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2년 엔화 매수 개입 때도 '단호한 조치'라는 단어를 사용해 실개입 경계감이 커졌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도 환율 움직임이 일본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주시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은 "미국 경제 호조로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확산되면 달러-엔 환율이 160엔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라는 이례적인 금융완화 조치를 폐기했지만 달러-엔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더딜 것이라는 인식에 미일 금리차가 좁혀지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이날 당국의 구두개입 수위가 높아졌음에도 달러-엔의 되돌림 폭은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실개입에 달러-엔이 140엔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당국이 조금만 끈을 늦추면 다시 150엔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일본 외환당국이 괴로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28일 오전(한국시간)에 나오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과 29일 밤에 발표되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주목하고 있다. 월러 이사의 발언과 PCE 결과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

달러 지수는 0.04% 오른 104.346을 기록했다. 장중 104.418까지 올랐다가 오름폭이 다소 축소됐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0.11% 상승(위안화 약세)한 7.2556위안을 나타냈다. 이날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003위안 올린 7.0946위안으로 절하고시해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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