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 문정현 기자 = 은행권은 온라인 뱅킹 보안이 OTP(일회용 패스워드, One Time Password)로 단일화되면 고객의 불편과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OTP 보안성이 일반 보안카드보다 뛰어난 만큼 은행권이 비용을 분담한다면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OTP를 온란인뱅킹 보안시스템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13일 오전 7시 54분 송고된 `금감원, 온라인 뱅킹 보안 OTP로 단일화 추진' 기사 참조)

▲"고객 불편 크다"vs"가장 안전한 보안수단" = 은행권은 OTP를 사용할 때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을 최대 단점으로 꼽았다.

OTP 생성기는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의 보증기간 이후 수명이 다 되면 수수료를 물고 새로운 기계를 받아야 한다.

토큰형의 수수료가 5천원, 카드형이 1만원을 넘어 교체시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일각에서는 OTP로 단일화되면 보안수단 선택권이 없어진 고객의 부담을 덜기 위해 당국이 은행에 손해를 감수토록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영업점에 자주 방문할 수 없는 고객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보안카드와 마찬가지로 OTP 생성기는 반드시 영업점을 방문해야 발급받을 수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는 해외 거주자가 상당히 많은데 OTP 기계를 파손하거나 분실하면 상당한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 밖에 특정 업체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현재 4대 주요 시중은행의 OTP 기계는 대부분 정보보안 전문업체인 미래테크놀로지가 공급하고 있다.

반면 금융 해킹 사고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어 비용 문제만 원활하게 해결한다면 OTP 사용이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B은행 관계자는 "OTP 생성기는 공인인증서처럼 다른 은행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며 "전 금융기관이 OTP 비용을 동일하게 부담한다면 고객이 가장 안전한 보안 수단인 OTP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OTP 독점 온라인뱅킹 보안 반대 = 금융위원회는 OTP만을 온라인뱅킹 보안 기술로 사용하는 데는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온라인뱅킹에서 OTP만을 보안시스템으로 단일화하면 복수의 보안시스템 개발이 이뤄지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고객의 편의성과 선택권도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OTP만을 온라인뱅킹 보안 시스템으로 채택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은 더더욱 반대한다는 것이 금융위의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OTP의 보안 기술이 보안카드 등 여타 시스템보다 안정적이지만 이를 능가하는 기술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이다"며 "(금융당국이)특정 기술만을 정책적으로 고집하면 (금융보안)기술의 퇴보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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