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부회장의 신년사 추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LG생활건강[051900]은 보수적인 경영으로 유명한 LG그룹에서 별종으로 평가받는다.

매년 꾸준히 인수ㆍ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한 기업을 인수해 재빠르게 턴어라운드 시키는 수완도 발휘해 왔다.

영국 롤스로이스사의 발전용 연료전지 자회사를 인수한 것을 빼고는 내부 사업부 통합이나 지분 매매 등이 거의 전부였던 그룹사 다른 회사들의 인수합병에 비해 LG생활건강은 달랐다.

3일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잔금이 납입된 완료기준으로 총 3건의 M&A를 성사시켰다.

지난해 1월 초 색조화장품 업체인 보브의 화장품 사업(현 바이올렛드림) 인수를 최종 마무리했고, 2월에는 일본 화장품업체 긴자 스테파니 코스메틱스(Ginza Stefany Cosmetics)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지난 연말에는 천안시 동남구 구룡동 일대에 약 15만평의 토지를 보유한 ㈜퓨쳐의 지분을 인수 완료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본 건강기능식품 통신판매 3위 업체인 에버라이프 인수도 발표했다.

리그테이블 실적에 잡히지는 않았지만 미국 업체와 생활용품 합작사, 프랑스 업체와 화장품 합작사를 각각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갔다.

이렇듯 공격적이고 활발한 LG생활건강의 M&A 전략의 중심에는 차석용 부회장이 있다.

차 부회장은 1985년 미국P&G에 입사해 한국P&G 사장까지 역임하고, 2001년 해태제과 사장을 거쳐 2005년부터 LG생활건강을 이끌었다.

그는 2007년 호주 코카콜라 아마틸사로부터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인수금액은 3천200억원으로 별도기준 현금 및 단기유가증권 보유액이 150억원 정도에 불과했던 LG생활건강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었다.

그러나 코카콜라음료는 2007년 74억원의 영업적자에서 2008년 378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적자에 가장 큰 원인이었던 매출할인율을 낮추고 한국코카콜라로부터 원액 매입조건을 개선해 단숨에 영업이익률을 7.1%까지 끌어올린 것.

2009년에는 다이아몬드샘물을 112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그 해 11월에는 외국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더페이스샵을 4천200억원(실제 조달액 3천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2010년에는 코카콜라음료를 통해 한국음료를 사들였고, 2011년 초에는 해태음료를 순차입금 1천230억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단돈 1만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태음료는 LG생활건강에 인수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분기 흑자를 거두기도 했고 다이아몬드샘물과 한국음료도 2011년에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더페이스샵은 순조로운 해외 진출로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단기 재무 부담도 기존 사업에서의 현금창출력과 피인수회사의 흑자 전환으로 돌파해 냈다.

차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앞으로는 세계 주요시장에 사업 거점을 구축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더 높여 세계시장으로 나아갈 계획"이라며 세계화를 강조했다.

그는 또 "명품으로 크게 키울 수 있는 브랜드는 선별해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차 부회장은 면밀한 검토가 끝나면 주저하지 앉고 M&A를 성사시킨다"며 "PMI(인수 후 통합) 관련해서는 따로 조언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앞으로도 계속 공격적인 인수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scoop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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