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일본 당국의 외환 시장 개입에도 일본 시장 참가자들의 엔 매수세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외환 전문가들은 일본 수출업체와 보험회사, 연기금, 마진 트레이더 등은 계속 엔화를 적극적으로 매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에다 유럽과 미국의 부채 우려 등으로 위험 헤지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크레디 스위스(CS)의 후카야 코지 글로벌 외환 리서치 이사는 "(일본) 재무성은 앞으로 몇 개월간 힘든 싸움과 맞닥뜨릴 것"이라며 "미국 경제 상황과 등급 강등 가능성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기관 투자자들은 일본의 디플레이션과 제로 금리로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조짐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되고,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위기에 처하면서 외화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헤지 욕구가 커지고 있다.

JP모건의 토흐루 사사키 외환 전략가는 "연기금, 생명보험사 및 여타 기관 투자자들은 여전히 달러, 유로, 호주달러와 같은 해외 자산에 상당한 익스포저가 있다"라며 "이들은 자신들의 익스포저를 헤지하기 위해 엔화를 계속 매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일본 수출업체의 해외 수익 유입도 엔 매수세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당국의 개입으로 엔화가 80엔까지 약세로 전환되면서 수출업체들은 좀 더 매력적인 수준에서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즈호 코퍼레이트 은행의 가네히라 슈이치 딜러는 "80엔 근처에서 많은 수출업체가 (달러를) 매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 투자자들도 엔화 매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모델 헤지펀드들과 단기 투자자들은 최근 엔화 포지션을 많이 축소했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면 엔화 포지션을 다시 쌓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