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현대중공업이 약 3년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을 다시 찾는다.

2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3년 만기의 5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내달 17일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금리는 국고 3년물에 53bp를 가산한 수준에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일 기준 같은 등급(AA+)과 만기의 공모ㆍ무보증 회사채의 민간시가평가 금리와 동일한 수준이다.

최근 우량물들이 민평대비 크게 낮은 수준에서 발행되는 것에 비하면 조선업황에 대한 리스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9년 4월에 약 7년 만에 공모채(3천억원)를 발행해 시장 주목을 끌었다. 당시 금융위기 여파로 신규 발주가 급감하면서 선수금 유입이 줄어든 데 따른 조치였다.

현대중공업은 이후 회사채 발행을 꺼리면서 금리가 낮은 기업어음(CP)로 대응해왔다. 현대오일뱅크 인수자금 2조5천억원도 모두 단기 차입으로 충당했다.

현대중공업의 현금 및 단기유가증권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조8천억원에 이른다. 따라서 이번 회사채 발행은 업황 악화 등에 대비, 재무 완충력을 확보해두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조달하는 자금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의 차환 및 운영자금에 사용될 예정이다. 오는 4월13일 3천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업황이 불황이지만 '빅3'에 속하는 데다 크레디트 시장에서 'AA+' 평가를 받고 있어 수요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위기 이후 원자재 시황의 불안으로 후판 등 주요 강재가격 인상이 나타나면서 수익성에 부담을 주었으나, 2010년 들어 강재가격 하향안정세 지속과 2007~2008년 최고가 시황에 수주한 선박들이 건조공정에 투입되면서 수익성 지표들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조9천억원 수준이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지난해 3분기 말에는 4조3천억원까지 확대됐다.

다만, 순차입금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IFRS 연결기준 지난해 1분기 5조149억원에 달하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7조603억원까지 확대됐다.

자산운용사의 한 크레디트 담당자는 "조선업이 업황 리스크에 노출돼 있으나 빅3인 경우 상선건조 이외에 해양설비 등 다른 요소가 있어서 업황 악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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